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부대 행사로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한 스키 선수들이 합동 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세계적인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가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마식령 스키장이 학생은 물론 아동의 강제 노동으로 건설돼 '인권'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시설임에도 문재인 정부가 이런 사실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북한 정부가 인프라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농부, 상인, 학생까지 노동에 동원한다. 아동 노동을 비롯한 강제노동은 북한 정부가 역점을 두는 주요 건설에서 모두 발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마식령 스키장이 이런 '인권 침해 모델'에서 예외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했다.
영국 외무부도 같은 시각이다. 지난해 2월 조이스 애널레이 차관은 영국 의회 서면 답변에서 "마식령 스키장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강제노역은 현대판 노예제도의 일종으로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에서 11, 12세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스키장 진입로를 닦는 모습을 지난해 1월 미국 NBC 방송이 보도한 바 있다. 그 뒤 세계 각국 언론에서 "마식령 스키장은 아동 노동 착취로 유지하는 호화 스키장"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문 정부는 이런 진실을 호도하는 데 급급했다. 지난 19일 통일부는 NBC의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고 했다. 북한 주민을 절망케 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바라는 세계 모든 자유인들의 비웃음을 사는 언동이다. 김정은이 "어린이 노동 착취가 있었다"고 실토해야 정확히 확인된다는 것인가?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은 평창올림픽과 관계가 없는 '정치쇼'다. 이를 위해 문 정부는 남한의 스키 유망주를 도구로 동원하려 한다. 이런 정치쇼를 문 정부는 '평화올림픽' 구상의 한 부분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치적 선전을 위해 고사리손의 노동력까지 강제로 짜내 건설한 스키장에서의 합동 훈련에 어떻게 '평화'라는 말을 갖다 붙일 수 있는지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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