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승격 준비하는 칠곡군] "이제는 칠곡시 승격"

입력 2018-01-30 00:05:00

칠곡군 인구 현재 12만864명, 채정자립도는 요건 갖췄지만 인구수만 승격 요인 못 미쳐

칠곡군은 시 승격을 위한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칠곡군 전경
칠곡군은 시 승격을 위한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칠곡군 전경
시 승격 추진을 담당하는 칠곡군 관계 공무원들이 29일 회의실에서
시 승격 추진을 담당하는 칠곡군 관계 공무원들이 29일 회의실에서 '칠곡시 이제는 삶의 질이다'를 기치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지난 26일 '채무 제로 시대'를 선포한 칠곡군이 '시 승격'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시 승격 시 필요한 시 및 의회 청사, 문화예술회관, 실내체육관 등의 건립 비용을 일반채무(군비) 제로 달성을 통해 대비함으로써 시 승격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군은 장기적으로 칠곡군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시 승격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 채무 상환의 부담에서 벗어난 군은 미래를 향한 새 도약을 위해 시 승격을 위한 발걸음에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시 승격을 위한 요건

군에서 시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일반 시로의 승격, 도농복합 시로의 승격, 법률 개정에 따른 시 승격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중 일반 시로의 승격은 인구가 15만 명 이상이어야 하고, 시가지를 구성하는 지역 안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 상업 및 공업, 도시적 산업 종사자 비율이 전체 가구의 60% 이상, 1인당 지방세 납세액, 인구 밀도 및 인구 증가 경향이 행정안전부가 정한 기준 이상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도농복합 시로 승격하려면 인구 5만 명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지역이 있거나, 인구 2만 명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2개 이상 읍(이 경우 두 지역의 인구가 5만 명 이상, 군 총인구는 15만 명 이상)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 이 둘 모두 상업과 공업 등 도시적 산업 종사가구 비율이 45% 이상, 재정자립도가 전국 군 평균 이상이어야 한다.

이 밖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해 시가 된 사례로는 2003년 계룡출장소가 계룡시가 됐고, 연기군이 세종특별자치시로 변경됐다.

칠곡군의 경우 2017년 12월 말 현재 인구수는 12만864명으로, 일반 시 승격 인구 요인에 2만여 명 정도 부족하다. 도농복합 시로의 승격에 있어서도 칠곡군 내 인구수 1위 읍인 석적읍이 3만3천985명, 왜관읍 3만2천768명이어서 5만 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재정자립도 면에서는 칠곡군이 23.8%(2017년 기준)로 전국 군부 7위인데다 도시적 산업 종사 가구 비율에서도 49.1%(2016년 기준)로 기준(45%)을 상회한다. 따라서 현재 칠곡군은 인구수 요건에서만 시 승격 요인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 승격, 왜 필요한가

전국 도농복합 시 52개 중 인구 10만 명 이하 시는 12곳이나 되며, 경북도에는 문경시(7만3천200명, 공무원 894명)가 있다. 반면 칠곡군은 인구가 12만800명이지만 공무원 수는 760명으로, 공무원 1인당 주민의 수가 월등히 높다. 이는 대군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시와 군은 예산 규모가 다르다. 시가 되면 300억∼5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칠곡군은 2016년 7월 1일 시 승격 인구정책담당을 신설해 군민 다수의 뜻을 반영한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시 승격에 대한 군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 군에서 시가 되는 것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외적인 도시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투자 여건 확대 및 개발 여건 개선으로 기업체 입주가 늘어나며 그에 따른 세수 증대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시 승격 반대파는 공무원 수만 늘어나고, 농어촌특례입학이 없어지며, 세금만 오를 뿐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군에서 시가 되면 누릴 수 있는 장점은 경쟁력 강화와 도농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문화시설 확충으로 주민들의 문화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개발제한 및 규제 완화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 기본재산공제 금액이 확대돼 사회복지 분야 지원 대상자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지역주민의 유'무형 재산 가치가 상승하고, 인구 유입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시 승격에 따른 단점도 존재한다. 국민건강보험료 감면 혜택 상실 등 일부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인구 증가로 생활하수, 쓰레기 등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 대학 농어촌지역 특례입학 수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하지만 지방교부세를 300억~500억원 추가 확보할 수 있고, 이를 재원으로 도시기반시설이나 주민편의 시설을 확충해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칠곡시, 이제는 삶의 질이다!'

칠곡군은 '칠곡시, 이제는 삶의 질이다'란 기치 아래 시 승격에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으로 주민들의 참여와 공론화된 동의를 전제로 지방자치법 개정, 인구 유입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군은 '지방자치법 개정' 추진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 시 승격 기준을 인구 15만 명 이상에서 10만 명 이상으로 개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계속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15만 명을 넘어 시로 승격할 수 있는 군은 경기가 호황을 누리고 인구 정책이 모두 실효를 거두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 향후 군은 칠곡군과 비슷한 여건으로 시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4개 군(충남 홍성군, 경기도 양평군, 충북 음성군, 전북 완주군)과 힘을 모아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관광산업 집중 육성, 교육 환경과 교통 인프라 등 정주여건 개선으로 자연스레 인구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도시적 산업 종사 가구 비율과 재정자립도 향상,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주민역량 강화 등도 추진해 시 승격을 위한 기반을 철저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