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인구 현재 12만864명, 채정자립도는 요건 갖췄지만 인구수만 승격 요인 못 미쳐
지난 26일 '채무 제로 시대'를 선포한 칠곡군이 '시 승격'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시 승격 시 필요한 시 및 의회 청사, 문화예술회관, 실내체육관 등의 건립 비용을 일반채무(군비) 제로 달성을 통해 대비함으로써 시 승격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군은 장기적으로 칠곡군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시 승격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 채무 상환의 부담에서 벗어난 군은 미래를 향한 새 도약을 위해 시 승격을 위한 발걸음에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시 승격을 위한 요건
군에서 시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일반 시로의 승격, 도농복합 시로의 승격, 법률 개정에 따른 시 승격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중 일반 시로의 승격은 인구가 15만 명 이상이어야 하고, 시가지를 구성하는 지역 안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 상업 및 공업, 도시적 산업 종사자 비율이 전체 가구의 60% 이상, 1인당 지방세 납세액, 인구 밀도 및 인구 증가 경향이 행정안전부가 정한 기준 이상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도농복합 시로 승격하려면 인구 5만 명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지역이 있거나, 인구 2만 명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2개 이상 읍(이 경우 두 지역의 인구가 5만 명 이상, 군 총인구는 15만 명 이상)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 이 둘 모두 상업과 공업 등 도시적 산업 종사가구 비율이 45% 이상, 재정자립도가 전국 군 평균 이상이어야 한다.
이 밖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해 시가 된 사례로는 2003년 계룡출장소가 계룡시가 됐고, 연기군이 세종특별자치시로 변경됐다.
칠곡군의 경우 2017년 12월 말 현재 인구수는 12만864명으로, 일반 시 승격 인구 요인에 2만여 명 정도 부족하다. 도농복합 시로의 승격에 있어서도 칠곡군 내 인구수 1위 읍인 석적읍이 3만3천985명, 왜관읍 3만2천768명이어서 5만 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재정자립도 면에서는 칠곡군이 23.8%(2017년 기준)로 전국 군부 7위인데다 도시적 산업 종사 가구 비율에서도 49.1%(2016년 기준)로 기준(45%)을 상회한다. 따라서 현재 칠곡군은 인구수 요건에서만 시 승격 요인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 승격, 왜 필요한가
전국 도농복합 시 52개 중 인구 10만 명 이하 시는 12곳이나 되며, 경북도에는 문경시(7만3천200명, 공무원 894명)가 있다. 반면 칠곡군은 인구가 12만800명이지만 공무원 수는 760명으로, 공무원 1인당 주민의 수가 월등히 높다. 이는 대군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시와 군은 예산 규모가 다르다. 시가 되면 300억∼5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칠곡군은 2016년 7월 1일 시 승격 인구정책담당을 신설해 군민 다수의 뜻을 반영한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시 승격에 대한 군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 군에서 시가 되는 것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외적인 도시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투자 여건 확대 및 개발 여건 개선으로 기업체 입주가 늘어나며 그에 따른 세수 증대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시 승격 반대파는 공무원 수만 늘어나고, 농어촌특례입학이 없어지며, 세금만 오를 뿐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군에서 시가 되면 누릴 수 있는 장점은 경쟁력 강화와 도농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문화시설 확충으로 주민들의 문화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개발제한 및 규제 완화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 기본재산공제 금액이 확대돼 사회복지 분야 지원 대상자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지역주민의 유'무형 재산 가치가 상승하고, 인구 유입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시 승격에 따른 단점도 존재한다. 국민건강보험료 감면 혜택 상실 등 일부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인구 증가로 생활하수, 쓰레기 등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 대학 농어촌지역 특례입학 수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하지만 지방교부세를 300억~500억원 추가 확보할 수 있고, 이를 재원으로 도시기반시설이나 주민편의 시설을 확충해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칠곡시, 이제는 삶의 질이다!'
칠곡군은 '칠곡시, 이제는 삶의 질이다'란 기치 아래 시 승격에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으로 주민들의 참여와 공론화된 동의를 전제로 지방자치법 개정, 인구 유입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군은 '지방자치법 개정' 추진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 시 승격 기준을 인구 15만 명 이상에서 10만 명 이상으로 개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계속적인 인구 감소 시대에 15만 명을 넘어 시로 승격할 수 있는 군은 경기가 호황을 누리고 인구 정책이 모두 실효를 거두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 향후 군은 칠곡군과 비슷한 여건으로 시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4개 군(충남 홍성군, 경기도 양평군, 충북 음성군, 전북 완주군)과 힘을 모아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관광산업 집중 육성, 교육 환경과 교통 인프라 등 정주여건 개선으로 자연스레 인구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도시적 산업 종사 가구 비율과 재정자립도 향상,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주민역량 강화 등도 추진해 시 승격을 위한 기반을 철저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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