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2% 해외 70%, "비트코인 비중 낮은 국내 가상화폐 시장 잠재 리스크 높다"

입력 2018-01-24 17:53:35

비트코인. 매일신문DB
비트코인. 매일신문DB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상화폐의 주요 화폐, 즉 기축격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에 비해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의 비중이 높다는 것. 이 같은 특성을 두고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위험이 높다며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2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8년 자본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내 가상통화 시장은 주요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의 비중이 주요 국가 중 가장 낮다. 시장에 충격이 전해지면 투자자의 손실이 더 클 수 있다.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 36억2천만 달러에 달해 세계 거래금액의 29.8%를 차지한다. 그런데 한국의 가상통화 투자액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7%로, 70%를 넘는 미국, 일본, 유럽, 호주, 영국 등 다른 주요 투자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비트코인보다 위험도가 더 큰 소규모 가상화폐 투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미국 선물 시장의 변화와 신규 가상화폐 공개(ICO)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남 실장은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기존 자본시장의 거래 규모에 끼친 영향은 미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남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지수 및 개별종목 옵션·선물, 주식워런트증권(ELW),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금현물시장 등에서 의미 있는 거래대금 감소나 개인투자자 비중 축소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근거를 들었다.

같은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2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한국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인은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달간 50% 상승 또는 하락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변동은 최대 360억 달러(약 38조5000억 원)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 변동성이 0.3%(약 20억 달러)의 민간소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실제 영향은 훨씬 작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가상통화 보유량이 거래량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한국 원화가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에 이어 3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이긴 하지만, 1'2위와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사실과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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