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결기 있는 발언을 했다. 홍 대표는 "대구시장을 (여당에) 내주면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텃밭인 대구에서 배수진을 치고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정작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간판을 보고 투표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한국당이 지역민에게 아무런 희망과 비전을 주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이나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정당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의 이익과 여론을 돌아보지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하니 '철면피'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당이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단적인 증거가 지방분권개헌 문제다.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안 투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지만, 지방분권개헌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많은 한국당 의원들이 지방분권은 법률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신을 피력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지방분권개헌의 취지를 이해할 마음도 없고 지방자치에 대한 고민도 없어 보인다. 분권개헌 문제만 보면 한국당은 수도권 중심주의에 매몰돼 지역민의 삶과 생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정당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
분권개헌은 한국당 구성원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그렇다고 치더라도, 홍 대표의 대구북을 당협위원장 내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눈꼴사나운 일이다. 홍 대표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협위원장을 맡은 것으로도 모자랐던지, 자신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까지 달서병에 내리꽂겠다고 예고했으니 참으로 비양심적이다. 이런 '뻘짓'을 하고도 지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니 기가 찰 수밖에 없다.
대구를 그렇게 중시한다면 시민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아보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런 상황이라면 시민들은 시장 선거에서 정당 간판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판단할 것이 뻔하다. 한국당이 지역과 지역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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