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로봇 청소기, CES서 140만$ 수출 계약
대구는 체질 개선 중이다. 섬유산업으로 대표되는 전통산업 도시에서 벗어나 향후 대구를 먹여 살릴 미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시가 로봇, 전기차, 의료, 물 등 신산업 개척에 열심인 이유다.
설립 5년 차의 알에프(RF'대표 이순복)는 '지능형 유리창 청소 로봇'으로 이런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 이름부터 '로봇이 미래'(Robot is the future)라는 의미를 담았다. 대구 북구 3공단 지식산업센터에 있는 이 회사는 직원 10여 명의 신생 기업이다. 하지만 2015년 유리창 청소 로봇을 개발한 이후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레지던스 프로그램 입주기업에 선정되고, 세계 각종 전시회를 누비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 됐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 관련 전시회인 CES에 막 다녀온 이순복 대표를 19일 만났다. 귀국한 지 일주일도 안된 이 대표는 곧바로 일본, 미국 출장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CES에서 만난 바이어들이 알에프의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인 덕분이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북미, 중남미, 아시아 등 다수의 바이어와 총 14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유리창에 붙은 채 저절로 움직이는 우리 제품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 같다. 아직까지는 로봇을 보면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무역회사에 다니던 이 대표가 로봇산업에 뛰어든 것은 오랜 기간 무역 파트너로 신용을 이어오던 회사가 도산하자 흩어진 기술자를 모으고 특허권을 인수한 일로부터 시작됐다. 그냥 도산하기에는 회사의 기술력이 너무 아까워 아예 본인이 로봇 회사를 설립해버린 셈이다. 이 대표는 "인수 이후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모터를 개선하고 유리창을 닦는 패드를 새로운 소재로 바꾸는 데만 1년이 걸렸다"며 "이제는 품질만큼은 다른 어느 제품보다도 뛰어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수준이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에프의 대표 제품은 유리창 청소 로봇인 윈도우메이트(Windowmate)다. 윈도우메이트는 강력한 영구자석을 이용해 유리창 양면 사이에 로봇을 부착하고 청소하는 지름 23㎝ 크기의 자율주행 로봇이다. 유리창에 부착하고 버튼만 누르면 청소기가 스스로 유리창의 높이와 폭을 인식해 수직으로 움직이며 유리 세정제를 분사해 유리창 양면을 동시에 닦는다.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자석을 이용하는 만큼 유리창에서 떨어질 염려도 없다. 이 대표는 "처음 제품을 본 고객들은 로봇이 떨어질까 걱정을 많이 하신다. 고층 빌딩의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3㎝ 두께까지 강한 자력이 유지되는 데다 배터리가 부족하더라도 자력이 없어지지 않고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품의 친근함을 무기로 알에프를 한국을 대표하는 로봇청소기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로봇을 낯설어하는 고령층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로봇청소기 '룸바'처럼 윈도우메이트도 친근하고 대중적인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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