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청 신도시로 이사한 A(50) 씨 부부는 예전에 살던 안동 당북동 한 아파트를 시세보다 5천만원이나 싼 가격에 팔았다. 26평형대인 이 아파트는 2억6천만원의 호가를 기록했으나, 매물로 나온 지 반년이 지나도 팔리지 않아 결국 2억1천만원에 새 임자를 찾을 수 있었다. 신도청 주변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한 B(30) 씨는 "살던 아파트를 내놓았는데 매달 500만원씩 가격을 내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며 "살던 집을 팔아야 목돈이 생기기 때문에 집을 싸게 내놓았지만, 너도나도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했다.
안동 아파트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구 감소와 주택 공급 과잉으로 거래량마저 뚝 끊어진 상태다. 도청 신도시 조성으로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구도심에도 신규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데다 미분양'공실 아파트가 늘어나 아파트 거래 가격마저 추락하고 있어서다.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주택보급률은 114.8%다. 2015년 109.6%, 2016년 112.9% 등으로 해마다 상승했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천500여 명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1월까지 안동지역에는 7곳에서 모두 3천74가구의 아파트 신축 사업 승인이 신청 접수됐으며, 이미 8곳에서 3천132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신규로 들어서고 있다. 게다가 6개 업체가 '아파트 신규 사업 신청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도심과 30여 분 거리에 있는 도청 신도시에도 8개 단지 5천500여 가구가 분양됐고 이 가운데 3천287가구가 입주한 상태다. 신축 중인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올해 안으로 6천8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이처럼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아파트 갈아타기'와 '오래된 아파트 가격 하락' '아파트 시세와 실거래가 차이' '아파트 거래 중단' 등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사실상 실종 상태라는 것.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가 임박해지면서 자신들이 살던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생활정보지 등에는 수백여 채의 아파트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량은 전무한 상태다. 실제 용상동의 한 아파트는 300여 채가 시장에 나온 상태지만 거래량은 사실상 '0' 상태다.
게다가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안동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미분양 사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용상동의 한 신축 아파트는 35% 정도가 미분양인 상태고, 수상동의 아파트도 37%가 청약 미달돼 프리미엄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변에 자리한 한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된 이후 미분양돼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 특별분양에 나서고 있다.
안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는 "현재 안동의 주택 매매 물량은 25% 정도 늘었고 전체적인 매매가도 2천만원 정도 내려갔지만 실거래량은 거의 일시 정지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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