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에 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20년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모적인 논란을 진화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그의 대구행(行)을 놓고 갖은 추측과 설이 난무했으며 지역민 반응도 부정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구 불출마 선언은 늦었지만 잘한 결정이다.
홍 대표의 대구행과 관련해 벌어진 부정적 여론과 논란은 자초한 감이 없지 않다. 대구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고 싶다고 본인 입으로 누차 언급해왔고 대구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뜻도 밝힌 터라 그의 대구 출마설을 오해로 치부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애초에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던 그가 북구을 당협위원장으로 급작스레 방향을 선회하는 것을 본 지역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홍 대표가 원래 대구 출마 뜻이 있었는데 여론이 나쁘게 흘러가자 생각을 바꿨는지, 원래부터 출마 의향이 없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대구 불출마는 제1야당의 대표이자 대선후보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으로서 공식석상에서 한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대구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다. 그의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적 위상이 급락 중인 대구에 그와 같은 거물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환영론이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해 험지로 몸을 던지지 않은 채 쉬운 곳에서 '보신용'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엄존한다.
홍 대표는 올해 지방선거의 배수진을 대구에서 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그의 말대로 대구에서 무너지면 보수 정당의 미래가 상당기간 암울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를 이토록 중시하는 것이 지역으로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정치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 민심도 예전 같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묻지마 지지를 대구경북에서 이제 기대해서 안 된다. 원점에서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지역민에게 보답하는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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