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지식'정보와 함께 감성'콘텐츠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와 창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의 힘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한 지역의 경쟁력은 문화의 힘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 사문진 나루 100대 피아노 콘서트가 있다. 해마다 치른 행사가 올해로 여섯 번째로 엄청난 반향이다. 음악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이탈리아에서조차 이 대회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관했을 정도다.
허허벌판에 100대의 피아노가 질서 정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하자. 그 자체만으로도 행위예술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피아니스트가 건반 위에서 현란한 손놀림으로 춤추듯 연주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장관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올해 사문진 나루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본 관객의 반응은 100대 피아노에서 뿜어 나오는 웅장한 화음에 심장이 멎을 듯 머리끝이 곤두섰다고 했다. 너무나 행복해서 어떻게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느냐고 하소연할 정도다.
그러던 사문진 나루 100대 피아노 콘서트가 달성군의회에서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주지하다시피 '100대 피아노'는 사문진 나루터에 한국 최초의 피아노가 들어온 사실을 스토리텔링한 행사로 100인의 피아니스트와 세계적인 연주자, 성악가 등이 출연하는 지역의 간판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더구나 내년 콘서트를 위해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함께 성악가 조수미와 섭외를 벌이던 와중이라 한다. 군의회는 사문진 나루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추진한 김문오 달성군수의 문화적 식견이 세인의 호평을 받고 있는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예산 삭감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중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공연을 어찌 선심 행정으로 보는지. 문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의심이 든다.
많은 지역에서 고유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문화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고유 행사가 되려면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역사성이 있어야 한다. 거기다 주변 여건이 갖추어질 때 관객이 모여들고 지역화로 정착된다. 사문진 나루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사문진 나루에 있어야 할 역사성이 있다.
1900년 대구 지역으로 부임했던 미국인 선교사 사이브 보탐 부부가 사문진 나루터를 이용해서 이 땅에 처음으로 피아노를 들여왔다. 피아노 소리를 처음 들어본 사람이 '귀신 통'으로 불렀다 하니 참으로 음악에 대해 무지했다. 그러한 음악 소양뿐이던 민족이 지금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백건우, 정명훈 같은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했다. 사문진을 통해 우리나라에 맨 처음 들여온 피아노가 밀알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대구는 유네스코에서 음악 창의 도시로 선정되었다. 세계 여타 음악 창의 도시는 바다를 끼고 있다. 사문진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풍광이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의 100대 피아노 콘서트는 계속되어야 한다. 위기는 기회라 했다. 판을 키워 사문진 100대 피아노 콘서트에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 강정 현대 미술제까지 끼워 1주일 또는 보름간 열어 세계인이 찾게 하자. 21세기는 굴뚝 없는 산업인 문화와 관광이 대세다. 세계 3대 축제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독일의 뮌헨 맥주 축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가 있듯이 사문진 100대 피아노 콘서트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키워 미래 먹거리가 되게 하자. 달성군의회는 예산 지원에 배려가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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