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의회 예산 칼질에…갈 곳 없는 희귀 화석

입력 2018-01-04 00:05:00

달성군 화석박물관 건립 약속, 60대 수집가에 1만점 기증 받아…군의회, 예산 전액 삭감

달성군의회가 2018년도 예산심의에서 달성군의 화석박물관 건립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폐공공건물에 임시보관중인 희귀화석 1만여 점. 달성 김성우 기자
달성군의회가 2018년도 예산심의에서 달성군의 화석박물관 건립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폐공공건물에 임시보관중인 희귀화석 1만여 점. 달성 김성우 기자
거미화석
거미화석

대구 달성군의회가 2018년도 예산심의에서 달성군의 화석박물관 건립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국내에서 발견된 세계적인 신종(新種) 화석 등 수천 점의 희귀 화석들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7월 달성군청을 찾은 화석 수집가인 김명곤(67) 금강자연사 대표는 '화석박물관 건립을 위한 소장물품 양도 및 양수 계약 체결식'을 갖고 화석 4천 점 등 1만 점의 개인 소장품을 달성군에 기증했다.

달성군은 비슬산 관광지구인 호텔 아젤리아 인근 자연녹지 8천720㎡ 부지에 국비와 지방비 180억원을 들여 지상 3층 규모의 화석박물관을 건립해 오는 2020년 개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김 대표의 기증품 일체를 화원읍 소재 폐공공건물로 옮겨 임시보관 중이다.

그러나 달성군의회는 최근 열린 2018년도 예산 심의에서 화석 기증품 분류작업 종사원 인건비 4천800만원과 화석 기증품 진열대 구입비 2천만원 등 총 6천800만원의 화석박물관 건립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달성군의 화석박물관 건립 계획이 시작부터 좌초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달성군 화석박물관 건립화석 고증 연구서에 따르면 김 대표가 기증한 화석 가운데 중생대인 약 1억2천만 년 전의 거미화석 2점과 어류화석 1점의 경우 세계적인 신종 화석이고, 신생대 어류화석 7점과 불가사리화석 1점은 국내 최초로 발견된 화석으로 밝혀졌다.

또 김 대표의 기증품은 주로 식물, 곤충, 어'패류, 갑각류, 씨앗 등으로 분류되는 화석들로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에 걸쳐 포항, 경주, 봉화, 고령, 군위, 진주, 합천, 사천, 울산, 제주도 등 국내 전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관련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거미화석 2점은 경남 사천시 사남면 월성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약 1㎝ 크기의 거미가 머리, 가슴, 배로 구분되고 특히 4쌍의 비교적 긴 다리 가운데 더듬이 다리 한 쌍이 뚜렷하게 이암층(셰일)에 화석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영 경북대 명예교수는 "거미화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중생대부터 거미가 서식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거미는 몸길이가 1~2㎝일 정도로 매우 작은 데다 공간에 거미줄을 치고 살아 화석화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거미화석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고 말했다. 김중욱 대구교대 교수가 중심이 된 화석박물관 전시화석 고증 연구팀은 "신종 화석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희귀하고 연구 및 보존 가치가 높다.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을 때 그 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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