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 선생 증손자 서기호 씨, 낙관 22점 기념사업회에 기증

입력 2018-01-03 00:05:00

이의익 전 대구시장 기증 설득, 돌나무·상아로 만든 낙관·인장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 장하석 회장이 기증받은 석재 낙관을 들어보이고 있다.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 장하석 회장이 기증받은 석재 낙관을 들어보이고 있다.
석재 낙관을 기증한 서기호(오른쪽) 씨가 석재기념사업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석재 낙관을 기증한 서기호(오른쪽) 씨가 석재기념사업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석재(石齋) 서병오(1862~1936) 선생의 증손자 서기호(78) 씨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석재 선생의 낙관 22개를 지난달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기증품 가운데 17개는 석재의 낙관, 나머지는 석재가 사용한 도장과 낙관을 손질하는 도구로 보인다. 이번 낙관 기증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증과 현창사업이 탄력을 받음과 함께 시중에 나돌고 있는 석재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석재 선생 낙관 기증에는 이의익 전 대구시장의 노력이 컸다. 석재기념사업회 전임 회장이었던 이 전 시장과 낙관을 기증한 서 씨와는 경북고등학교 동기동창. 이 전 시장은 서 씨에게 석재 현창사업과 미래세대를 위해 낙관 기증을 설득했고, 서 씨는 기꺼이 낙관을 내놓았다. 서 씨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문중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석재 할아버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석재기념사업회가 보관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기증하게 됐다"면서 "이 낙관이 석재 할아버지의 현창사업은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 뜻있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낙관과 인장의 재료는 돌로 만든 것이 가장 많고, 나무와 상아로 제작한 것도 있다. 모양은 직사각형, 정사각형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 서훈지인(徐薰之印)이란 낙관이 눈에 띈다. 김진혁 학강미술관 관장은

"일제강점기 때 석재 선생이 중국으로 간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때 서병오라는 이름 대신 서훈(徐薰)이라는 가명과 함께 아호도 청전(靑篆)이라는 은호(隱號)를 사용했다"면서 "서훈은 중국으로 간 뒤 개명한 이름으로 아마 일제의 눈을 피해 중국으로 도피 때 사용한 낙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원 원로 서예가는 "진위 여부를 좀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석재 선생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간에 많이 나돌고 있는 석재 선생의 작품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 장하석 회장은 "석재 생가 복원을 비롯해 기념관 건립, 석재 시 번역(한글, 일어, 중국어), 뮤지컬'오페라 제작 등 할 일이 많다"면서 "이를 계기로 석재 선생 현창사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재 서병오는 대구가 낳은 천재 예술가로 시(詩)'서(書)'화(畵) 3절을 하나의 예술원리로 융합시킨 예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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