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박물관에 일제강점기 시절 학생 일기가?

입력 2018-01-02 15:34:30

대구시교육청이 오는 6월 문을 여는 대구교육박물관에 일제강점기 남녀 학생이 일본어로 쓴 일기장을 전시한다.

시교육청은 최근 오타 오사무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 교수가 소장한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 여학생 일기장을 복제해 대구교육박물관에 전시하기로했다고 2일 밝혔다.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한 대구공립고등보통학교(현 경북고) 남학생 일기장도 똑같이 만들어 전시할 예정이다.

'여학생일기'라 이름 붙은 일기장은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이 1937년 2월 18일부터 12월12일까지 일본어로 쓴 것이다. 이 일기장은 일제강점기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로 평가되며 2007년 서울 한 헌책방에서 오타 교수가 사들여 2010년 국내 심포지엄에서 처음 공개했다.

당시 15∼16세 정도로 보이는 일기장 주인공 K양은 황국신민화 교육으로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태에서 보낸 당시 학교생활을 기록했다.

일본군 병사 위령탑인 충령탑을 참배한 내용이 있는가 하면 '무엇을 해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경어체로 일기를 써 매일 담임교사에게 제출했는데 담임교사는 일기를 검열해 학생들 면학, 언동, 생활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한 남학생 일기는 A군이 같은 해 대학노트 5권 분량으로 쓴 것으로 K양이 쓴 일기와는 달리 일상을 장난기 있게 적은 내용이 많다고 한다.

두 학생이 일본어로 일기를 쓴 것은 당시 학교 차원에서 일본어 상용을 규정하고 강제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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