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이전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는 대구와 구미지역 분위기가 싸늘하다. 이는 2017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즈음인 지난달 28일 자유한국당 정태옥 국회의원이 경북도지사 출마 후보인 남유진 구미시장에게 보낸 도발적인 성명과 이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특히 남 시장의 일부 발언은 10년 넘은 숙원인 현안의 갈등 해법과는 거리가 멀어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정 의원의 성명은 직설적이고 도발적이다. 정 의원은 "구미 시정의 해묵은 숙제는 마무리하고 도지사에 도전하는 것이 순서"라며 "경북도지사 자리는 구미시장보다 수십 배 더 큰 리더십과 이해 조정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자극적인 촉구를 했다. 또 "제가(齊家) 후 치국(治國)하고 평천하(平天下)할 수 있음을 천하가 지켜보고 있다"며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말하자면 지금으로서는 남 시장의 도지사 도전은 마땅치 않다는 공격이다.
그런데 남 시장의 대응은 강경하다 못해 "시장 재임 중에는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마치 다음 구미시장이나 할 일이라는 식이다. 이런 단정적인 발언은 실망을 넘어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취수원 이전 문제가 "관선 시절처럼 시장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은 분명하다. 그래도 이런 발언은 취수원 이전 문제를 대하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남 시장은 구미에서만 내리 3선 시장을 맡았고 이제 도지사에 나설 참이다. 지난 2006년부터 거론된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같은 해 당선된 남 시장으로서는 함께 세월을 보낸 뜨거운 감자였던 셈이다. 그런 만큼 정치인으로서 정 의원의 발표 성명이 정서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지만 무리한 요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반면 남 시장의 '시장 재임 중 해결 불가'라는 자가 판정은 앞으로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한 희망을 접게 하고도 남는다.
국무총리실까지 중재를 하는 현안에 대해 정작 이해 당사자의 한 축인 구미시 책임자의 해결 불가 선언은 섣부른 일이다. 도지사 선거도 중요하지만 재임 중의 현안 해결도 그에 못지않다. 숱한 유권자가 지켜보는 것도 그러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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