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구조대 없어 애타는 청송, 운전자 40분 동안 차 안서 고통

입력 2017-12-05 00:05:02

재난 골든타임 사각지 내몰려…안전센터 2곳·지역대 3곳 뿐 2개 면은 의용소방대가 맡아

사고나 조난 등 위급상황에서 출동하는 소방구조대가 없는 청송이 구조 골든타임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고속도로 나들목이 두 곳 생기고 대형 리조트 등이 문을 열면서 이전과는 달리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사고 위험도 커져 안전에 대한 소방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소방구조대는 전문 수난'산악 구조장비와 교통사고에 사용되는 유압절단기 등 100여 종 300여 점의 구조장비를 보유한 인력과 차량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구조대가 없는 지역은 기존 소방차에 간단한 구조장비밖에 싣지 못한다. 이유는 소방차의 주된 임무가 불을 끄는 것이라 물을 싣고 남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재 외 구조에 소방차가 출동하면 기동성도 떨어지고 사고를 당한 현장에서 100% 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1시쯤 청송읍에서 차량 두 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 사고로 30대 운전자가 차에 갇혀 고통을 호소했지만 구조대 없는 청송에서는 손 쓸 방법이 없었다. 119신고와 동시에 영양군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해 결국 1시간가량 운전자를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달 29일 오후 3시 10분 부동면 상의리 주왕산 등산로에서 산행하던 50대 두 명이 등산로에서 이탈해 조난당했다. 신고를 받은 청송119센터는 해가 질 경우 조난자들이 저체온증 등 위급한 상황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해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산을 올랐다. 40분 뒤에 영양에서 출동한 구조대가 합류했고 신고 3시간 만에 관음봉 정상에서 조난자들을 구조했다.

청송 나들목과 주왕산 등을 담당하는 청송119안전센터는 지난해 교통사고 처리건수가 20건이었지만 올해는 10월까지 21건으로 이미 지난해 건수를 초과한 상태다. 또한 주왕산에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산악구조 건수도 늘어나 지난해 15건에 불과한 구조 건수가 올해는 10월까지 25건으로 이미 7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또 단순구조 등 생활안전 구조 건수도 지난해 158건에서 올해 10월까지 170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애초에 인구 대비로 짜진 청송지역 소방인력으로 인구의 100배 가까운 유동인구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소방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주왕산과 주산지 등의 연간 관광객이 150만 명이었고, 고속도로와 대형 리조트 등의 영향으로 연간 200만 명이 청송을 찾지만 소방환경은 인구 2만6천 명 수준에 멈춰버린 것이다.

청송은 가장 큰 읍'면에 안전센터 2곳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3곳은 지역대가 배치돼 있는데 인력 부족 탓에 2개 면은 주민으로 구성된 의용소방대가 소방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구급차 또한 전체 군에 4대밖에 없어 군 전체면적 846㎢ 중 구급차 1대가 서울의 3분의 1 면적인 200㎢ 이상을 담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인구밀도가 낮고 산업화가 덜 된 청송지역은 다른 시'군보다 행정 수요가 낮다고 평가된다"며 "예산과 인력 등이 필요한 부분이라 점차 해결돼야 할 부분이고 2022년까지 1개 시'군당 1개 소방서를 원칙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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