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불붙은 '드럭스토어 출점' 전쟁

입력 2017-12-05 00:05:02

英 '부츠' 이마트 월배점 오픈…대구신세계 이어 두 번째 매장

유통 대기업들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눈을 돌려 드럭스토어 출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달 1일 개점한 이마트 월배점
유통 대기업들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눈을 돌려 드럭스토어 출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달 1일 개점한 이마트 월배점 '부츠' 매장. 이마트 제공

이달 1일 이마트 대구 월배점에는 영국 1위 드럭스토어로 유명한 '부츠' 매장이 오픈했다. 이마트 내에 입점한 전국 최초의 매장으로 '넘버7', '보타닉스', '숍앤글로리' 등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판매한다. 앞서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4월 부츠의 한국 체인점 독점 운영권을 따내고 드럭스토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에 걸쳐 9개 점을 출점했고, 지난달 대구신세계 8호점에 이어 이달 월배점 9호점까지 대구에만 2개 매장을 열었다.

유통대기업들이 드럭스토어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영업에 한계를 느낀 대기업들이 드럭스토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대구에서도 신규 매장 오픈이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드럭스토어는 출점거리 제한이나 의무휴업이 실시되지 않아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을 말한다. 한국 드럭스토어는 약품보다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중심으로 헬스 앤 뷰티(Health and Beauty)숍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드럭스토어 매장수는 1천여개로 매출 규모는 1조2천억원 수준이다. 2009년 1천500억원에서 불과 7년 만에 8배 성장했다. 올리브영(CJ)을 선두로 GS리테일의 '왓슨스'와 롯데 '롭스'등 업계 빅3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이마트가 '부츠'로 새롭게 가세했다.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구에도 드럭스토어 출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각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현재 대구에는 ▷올리브영 54개 ▷왓슨스 9개 ▷롭스 5개 ▷부츠(신세계) 2개 등 무려 70개의 드럭스토어 매장이 오픈했다. 2011년 일부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일반소매점 판매가 허용되면서 드럭스토어 영토 전쟁에 불이 붙었다.

드럭스토어 매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나오고 있다. 한국형 드럭스토어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과자와 음료, 각종 생활용품까지 팔고 있다. 사실상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다를 바 없지만 출점거리 제한이나 의무휴업 등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 지난 2014년 중소기업청이 작성한 '드럭스토어 주변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드럭스토어 인근 727개 소매점포 중에서 절반이 넘는 380개 점포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드록스토어 대한 규제가 없지만 유통 대기업의 출점 경쟁 심화에 따라 피해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며 "정부가 골목상권 내에 위치한 매장에 대해 출점제한이나 의무휴업 같은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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