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악재 딛고 재기 나서…직접 매출액 600억원 넘어 지역경제 효자·어르신 수입원
매년 혹독한 바닷바람에도 포항의 겨울이 따뜻했던 건 오롯이 과메기 덕분이다. 600억원이 넘는 직접적 판매매출과 유통'고용 등 간접비용을 합치면 4천억원에 육박하는 거대시장이 과메기를 축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 과메기가 3년째 악재를 만나 매출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과메기의 원재료인 꽁치가 예년보다 절반가량 적게 잡히는 데다 씨알도 작아 어민들의 걱정이 어느 때보다 크다.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측은 전국의 맛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포항에 끌어모아 과메기 요리경연대회를 열고, 과메기 덕장을 다니며 위생점검을 진행하는 등 분주하게 과메기 잔치를 준비했다. 출하단가가 오르고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깨끗하고 질 좋은 과메기 생산체계가 갖춰지자 매출도 점차 꿈틀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그런 과메기 희망을 꿈꿨던 많은 이들을 단박에 무너뜨려 버렸다. 잡는 어부와 꿰는 아낙, 파는 장사꾼 모두가 크게 낙담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과메기 홍보에 나서고,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과메기 판매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타지의 미식가들과 포항시민들이 너도나도 과메기를 구매해가면서 과메기 희망이 다시 움트고 있다.
◆과메기 악재
2014년 760억원에 달하던 과메기 연매출이 2015년 잦은 비와 따뜻한 날씨 탓에 623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줄어버렸다. 구룡포 과메기 상인들은 다음 해를 기대했지만 또 다른 악재가 과메기의 발목을 잡았다. 2016년 한 TV프로그램에서 과메기를 비위생적인 음식이라고 소개하면서 수도권 등에서의 매출이 바닥을 쳤다. 결국 전년보다 또 100억원 이상 줄어든 51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은 절치부심했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위생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부분이 있는지를 찾아 과감하게 바꿨다.
김영헌 조합 이사장은 "올해는 꽁치 어획량이 줄고 씨알(크기)이 작아 걱정이 있긴 했지만 '위생과 신선도'를 확실히 정비했다는 점에서 매출 확대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지진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모든 게 틀어진 느낌이다. 다행히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민들이 발 빠르게 나서 과메기 매출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조합에 따르면 올해 원양선에서 잡아들이는 과메기는 1척당 600t에서 300t으로 줄었고, 부족한 물량은 대만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원양산과 대만산은 같은 해역에서 잡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으며 올해는 씨알이 작아 평소 50마리면 충분하던 한 상자에 요즘은 70마리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손질하는 인건비가 늘어 출하가격이 30% 이상 올라 판매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과메기 생산량은 평균 3천700t~4천400t가량이며 올해는 3천t가량이 예상된다.
◆과메기로 하나 되는 구룡포
10월 25일 과메기가 첫 출하된 시기부터 겨우내 구룡포는 엄청난 일거리가 창출된다. 과메기 손질을 통해 1년 쓸 용돈을 만들 요량에, 덕장을 찾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대부분 이웃이기에 일을 하면서도 훈훈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구룡포 지역민들로 채우기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신한다. 1일 베트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 4개국 125명의 외국인들이 47곳의 과메기 덕장에서 일하기 위해 구룡포를 찾았다. 이들은 포항 등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들이 초청했다. 자연스럽게 과메기 출하기 끝나는 내년 1월 29일까지 가족상봉이 이뤄지는 것이다.
구룡포에서 덕장을 운영하는 장천수 씨는 "외국인 형제'자매가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과메기를 손질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먼 타국에 나가 있는 보고픈 가족들을 겨울마다 만나게 해주는 과메기가 '견우직녀를 이어주는 까치' 같은 존재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구룡포에 126억원의 국비사업으로 조성된 '과메기 문화관'도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과메기 역사와 문화를 모아놓은 이곳에는 홍보관'해양체험관'해양관'영상관'기획전시실'판매장 등이 갖춰져 있다.
김경원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장은 "전 국민이 포항지역을 찾아 과메기와 대게, 문어 등 동해안 특산물을 많이 구입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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