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들어가면 핸드폰 차단, 3개월간 연락 끊고 몰두"
배우 양세종(25)의 수식어는 '괴물 신인'이다. 지난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민 그의 결점을 찾기 어려웠다. 신선한 마스크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후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듀얼'에 이어 최근 끝난 멜로 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부족함 없는 연기가 특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양세종은 "괴물 신인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며 "어디 가서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연기를 잘한다고 절대 생각해본 적 없다. 그저 주어진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할 뿐"이라고 말했다. "배역을 떠나 주연, 조연, 단역이든 차이를 두지 말자는 생각을 해요. 할머니가 '사람을 대할 때도 절대 차이를 두지 마라'고, 또 '어떤 일을 할 때 목적을 두지 마라'고 하셨거든요. 연습시간도 똑같이 투자해서 최선을 다해서 한다는 생각이 강할 뿐이에요."
양세종은 최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음악을 듣고 신호등 앞에 서 있었는데 '저기요. 사진 한 장만?'이라며 누군가 알은체를 했기 때문이다. 양세종은 작업할 때 촬영장과 골방을 왔다 갔다 하며 작업하기에 본인이나 드라마를 향한 관심을 체감하지 못했다. 그는 "작품 들어갈 때 골방 하나를 구해서 절 가둬놓고 핸드폰도 차단해 놓는 성격"이라며 "연락이 와도 답장은 3개월 뒤 작품 끝나고 한다. 친구나 동창, 부모님한테도 다 똑같다. 그래서 나중에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 전화를 돌린다"고 미소 지었다.
극한으로 자신을 내모는 스타일 같다. 자신도 자신이 독한 걸 알까. 양세종은 "내가 독한지 나는 모르겠는데 주위에서는 그렇다고 하시더라"고 웃으며 "교수님이 '너희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을 객석으로 셀 때 100석이라면 왕복 2시간, 200시간인데 그것에 대한 부담감을 항상 느껴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니(웃음) 언제든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사랑의 온도' 속 온정선과 현실의 배우 양세종은 얼마나 비슷할까. 양세종은 "현실의 나는 조금 더 많이 솔직하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대부분이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겪으면 참고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데 저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바로 쏘아붙여요.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의 온도' 후반부에서 정선이 엄마 얘기를 잘 못하는데 저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결핍을 얘기하는 편이에요. 세상 누구나 어떤 결핍은 있잖아요."
양세종은 '사랑의 온도' 속 온정선과 이현수(서현진)의 대화를 통해서는 사랑의 감정이나 표현, 소통에 대해 많이 배웠다. 아니, 깨달았다. "예전에 누구를 만나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많이 일깨워 준 작품 같아요. 그런 감정이 내 안에 잠자고 있었는데 이번에 알게 됐죠. 작가님을 비롯해 PD님, 배우분들, 스태프 모두에게 감사드려야 하는 부분 같아요."(웃음)
'차세대 연하남'이 된 양세종에게 아마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는 그의 사랑의 온도가 아닐까. "자신의 사랑의 온도를 매길 수 있을까요? 나하고 사랑하고 있는 여성이 느끼는 게 양세종의 사랑의 온도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극 중 박정우 같은 대단한 경쟁 상대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까. 양세종은 "정선이처럼 주먹을 날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셋이 만나 솔직하게 얘기하자고 했는데 상대 남자가 싫다고 하더라. 나중에 자기가 무례했다는 사과를 듣긴 했다"고 과거 사랑의 한 페이지를 기억했다.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한 그는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자, 갈게요. 액션'이라는 말과 함께 흐르는 공기가 심장을 뛰게 해주는 걸 느낀다"며 "학교 다닐 때는 발표 연습할 때 심장이 뛰었는데 그런 습관이 들었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열심히 하게 한다"고 연기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