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건축'수리시설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경북도 지진재해원인조사단이 25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겉으로 드러난 포항 지진의 건물 피해는 물론 땅속까지 살피고 있다. 지난 15일의 강진에 따른 피해 원인을 제대로 밝혀 2차 피해의 최소화와 같은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조사단이 파악한 피해 건물 가운데 5개 동(棟)으로 이뤄진 5층 한 아파트의 경우 부실 의혹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개 동은 마치 두 개 건물을 따로 지어 한 개 동으로 붙인 것처럼 옥상에서부터 아래로 쪼개져 건물 속을 드러낸 모양이다. 게다가 1층 아래 기둥 쪽에는 철근조차 보이지 않고 콘크리트벽이 아닐 가능성마저 제기돼 조사자들을 당황케 했다. 아파트 공사의 기본부터 의심받은 셈이다.
특히 이 같은 부실시공 의혹은 개정 건축법으로 도입된 필로티 구조(1층 기둥을 세워 건물을 지탱하는 건축 형식)로 지은 포항 장성동 일대 주택 건물에서도 이미 나타난 터였다. 조사단의 최종 조사와 이에 따른 분석 결과를 봐야 이들 공동주택의 부실시공 여부가 나오겠지만 지금까지의 정황만으로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재해인 지진이 아닌, 최소한 인재(人災)만이라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실 여부는 반드시 밝힐 일이다.
조사단의 또 다른 과제인 땅속 조사를 통한 피해 예방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번 지진에서 처음으로 밝혀진 액상화 현상으로 땅속은 더욱 알 수 없는 여러 일들이 진행됐을 수도 있어서다. 땅의 요동과 밀림에 따른 산사태나 저수지 붕괴, 땅 꺼짐과 지하 동공 발생 우려, 상'하수도 손상, 다리 침하 등 숱한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그렇다. 마침 조사단이 이번에 처음으로 고가 첨단 장비로 땅속 조사까지 병행한다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지진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믿음은 더욱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낼 지진의 대비는 이번 지진에서 더 많이 배우고 잘못을 고치는 일이다. 공사의 부실을 따지는 것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특히 여러 사람이 사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부실시공 여부 규명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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