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도시재생 사업] <중>중앙시장의 변신

입력 2017-11-27 00:05:01

빈 점포 '청년의 색' 물들다…창작·아이디어 생산 '핫 플레이스'

영주시가 중앙시장을 문화와 먹거리가 살아있는 시장으로 되살리겠다는 야심 찬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는 청년들이 모여든 살맛 나는 중앙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영주시 제공
영주시가 중앙시장을 문화와 먹거리가 살아있는 시장으로 되살리겠다는 야심 찬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는 청년들이 모여든 살맛 나는 중앙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영주시 제공
도시재생사업 전 모습. 낡고 노후화된 중앙시장 전경. 영주시 제공
도시재생사업 전 모습. 낡고 노후화된 중앙시장 전경. 영주시 제공

도시재생의 참다운 의미는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고 현대인의 새로운 역사를 덧입혀 죽어가던 지역을 소생시키는 데 있다. 영주의 도시재생사업안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문화와 예술, 사람이 부대끼며 만들어 낸 진한 온기가 들어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된 곳은 많지만 영주만큼 지역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참여도가 높은 곳은 드물다. 영주는 도시재생사업 시행 전부터 주민회의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주민 중심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고 전문가들의 자문과 행정적 지원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바로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한 도시재생이었다. 주민 친화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 중앙시장을 들여다봤다.

◆살맛 나는 시장

중앙시장 권역은 영주시 영주1동 일대 5천582㎡의 옛 영주역 터와 옛 낙향다과를 중심으로 형성된 젊은이들의 활동근거지다. 이곳은 영주의 역사와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다.

1982년 영주 시가지 구도심 상권 회복을 위해 영주역 이전 부지에 신축, 개장한 현대식 시장이 바로 중앙시장이다. 영주의 철도산업이 쇠퇴하면서 교통과 물류, 유통의 중심지가 현 휴천동으로 이동하면서 결국 기능이 약화돼 상권 회복에 실패한 곳이기도 하다. 1990년대까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부흥기를 맞았던 이곳은 최근까지 창문이 깨지고 부서진 빈 점포가 늘어서 있는 낙후된 시장으로 황폐화 직전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국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구시장 정도로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영주시가 이곳에 문화와 먹거리가 살아 있는 시장으로 되살리겠다는 야심 찬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계획은 신세대 융합 지역재생모델을 만들어 청년 경제활동인구가 유입되는 젊은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중앙시장은 청년의 색으로 물들고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빈 점포는 청년 창작활동 공간으로 변모했고, 제품 개발'제작 지원을 받은 시장 문화산업과 유휴 지하주차장을 활용한 주차공간 확보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전통시장이 다시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찼고 상가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시장에는 공예제품 판매장과 리폼숍인 목금토 문방구, 신낙향다과 등이 들어섰다. 또 시장 먹거리 골목도 조성됐다. 특히 시장 건물 옥상을 환경정비해 연결 브릿지를 설치했고. 이곳에 음악연습실과 실내게임장, 캠핑장, 유스스테이션 등이 들어선 옥상공원을 조성했다. 버려진 옥상이 젊은이들이 찾는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더욱이 8명의 청년 공예가들이 입점한 '목금토 공방'과 연면적 1천228㎡ 규모의 플리마켓 야시장, 주말시장인 '어울장터'는 전통시장에 청년들이 모이는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청년이 숨 쉬는 곳

후생시장이 근대 한옥상가 복원이었다면 중앙시장은 쇠퇴한 빈 점포를 청년들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젊은이들이 다시 찾는 살맛 나는 시장이다.

중앙시장의 변신은 무죄다. 젊음이 숨 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과거의 번성을 알리는 이정표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핫 플레이스다. 그러나 지금은 골목골목 들어선 대형마트에 밀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텅 빈 공간이다. 그래서 영주시는 다시 사람이 찾는 시끌벅적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고 도시재생을 통해 옛 영화를 다시 찾기로 한 것이다.

특히 문화를 창조하고 다양한 먹거리로 인프라를 마련, 창작과 관광 기능을 겸한 시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시는 시장의 특화를 통해 청장년 세대를 주축으로 한 세대 융합 지역재생 모델을 추진, 청년 경제활동인구를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곳의 도시재생사업은 단지 외관을 바꾸고 새롭게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쇠퇴해 가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중앙시장 외관 정비와 특화거리 조성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채워 다른 시장과 차별화를 추진했다.

시는 먼저 중앙시장의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청년 창작활동 공간으로 활용,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 마케팅 및 홍보활동을 통해 청년창업을 도왔을 뿐 아니라 중앙시장 상인들과 공예가들을 대상으로 중앙시장 협동조합 설립 및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편의시설 확충

특히 영주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한 후생시장과 중앙시장, 구성마을을 연계해 효율적인 쇼핑과 관광을 할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시는 올해 2억2천800만원을 투입, 보도블록을 새롭게 정비하고(1천340㎡), 근현대건물로 재탄생한 후생시장과 중앙시장, 구성마을 권역을 연결하는 옛길 탐방로를 조성, 전통시장을 찾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특색 있는 쉼터다.

또 시장활성화를 위해 주차문제도 해결했다. 중앙시장 지하주차장은 지난 3월 49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사고위험이 높았던 통합 진출입로를 진입과 출입(기독병원)을 별도로 분리했다. 현재는 중앙시장상인회를 중심으로 주차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중앙시장은 건물형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아이디어 상품을 통해 건물형 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 공간적 한계를 장점으로 살려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가 가득한 문화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벤치마킹 발길 잇따라

이러다 보니 영주시 도시재생사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관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남다른 성공을 이끌어낸 사례이기 때문이다. 영주시 도시재생사업은 2년 연속 국토교통부 최우수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 아우리연구원의 견학을 시작으로 인천시 서구, 경기 안성시, 전남 순천시, 대구 달성군 등 자치단체 관계자와 영국 런던대, 서울시립대학원, 대구가톨릭대, 국토연구원 등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관계자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영주시 도시재생사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 주민과 전문가의 참여가 높고, 사업 초기부터 행정기관, 민간 전문가, 주민대표가 협의체를 구성해 추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영주시의 3개 권역 사업 중 후생시장은 청소년, 중앙시장은 청년, 구성마을은 노년층이 도시재생사업을 이끌며 각각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후생시장의 황금시대 방송국에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시장 소통 라디오방송, 구성마을의 할머니들이 의기투합해 운영하는 '할매 묵공장', 할아버지들이 목공일을 배워 운영하는 '할배 목공소' 등을 우수사례로 손꼽았다.

영주시는 7월 27~28일 이틀간 시청 로비에서 '찾아가는 갤러리'라는 주제로 중앙시장 공예작가들의 릴레이 작품 전시회도 열었다. 중앙시장 내 빈 점포를 새롭게 단장해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공예작가협동조합 '모디' 소속 작가 10명이 참여했다. 중앙시장 재개장을 앞두고 중앙시장 공예촌 특화거리 활성화를 위한 사전 홍보였다.

영주시청 로비에는 한지, 전통매듭, 민화, 도자기, 캔들, 압화, 규방공예 등 다양한 종류의 공예 작품이 전시'판매됐다. 박재찬 도시과장은 "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도시재생사업이 지역 예술가와 전통시장을 한데 어루르는 상권 회복 우수사례"라고 전했다.

서병규 영주시 지역개발국장은 "도시재생사업은 정부 주도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으며, 주민과 지자체가 사업의 주체가 돼 이끌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생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선도모델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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