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상위권과 성적 차이 클 듯

입력 2017-11-23 20:03:37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오후 포항 북구 유성여고 시험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오후 포항 북구 유성여고 시험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브이' 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전 국민의 걱정과 우려 속에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23일 대구경북 121곳을 포함해 전국 1천180곳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된 수능시험은 수험생, 학부모, 교육 당국자 등의 간절한 바람대로 큰 여진이 발생하지 않아 차질없이 진행됐다. 다만 2교시인 이날 오전 11시 35분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1.7 등의 미소지진이 4차례 있었지만 규모가 작아 시험 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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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수능의 난이도는 '불수능'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어렵게 출제됐으며 상당히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수학 나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 및 수학 가형과 나형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이 92점이었다. 국어는 쉽지 않았지만 올해 1등급 커트라인이 조금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입시업체도 있었다. 자연계열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은 고난도 문제가 작년보다 1문제 더 출제되어 상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되어 1등급 비율이 8%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 1등급 비율이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각각 8.1%, 5.4%였는데, 이번 수능은 6월 모의평가에 가까운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의 경우 1등급 인원이 4만 명이 넘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학생이 지난해 상대평가 9등급 때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탐구, 과학탐구는 과목에 따라서는 지난해보다 쉽거나 다소 어려웠지만, 모든 탐구과목에서 변별력을 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1, 2문제가 등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돼도 올해 수능은 상당히 변별력이 높은 시험이었고, 전체적으로 상위권과 중하위권 간의 성적 차이가 많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손권목 상인고 교사는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신유형과 고난도 문제가 많이 출제된 것은 재수생 최상위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작년보다 시험 결시생이 늘어난 것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수능의 결시율은 1교시 9.46%, 3교시 10.08% 등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능 출제 문항과 EBS 교재 연계율은 국어는 71.1%였으며, 수학 가형과 나형 70.0%, 영어 71.1%, 한국사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모두 70.0%였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12월 4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12월 12일 수험생에게 통보되며,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한국사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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