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퓨처스] 김정규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입력 2017-11-22 00:05:01

대구경북 유일 침샘 내시경 이용 타석증 치료

김정규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정규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정규(47)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침샘 타석증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타석증은 침샘이나 침샘관에 돌이 생겨 침의 통로가 막히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아주 작은 타석도 입안을 통해 제거하는 수술에 능하다.

기존에는 미세하거나 너무 깊은 타석은 안면절제술 등 절개를 하는 수술법에 의존했다. 반면 그는 초음파 검사를 활용해 타석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제시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편안하게 타석을 빼주니 그를 찾는 환자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김 교수는 "가까운 부산은 물론이고 대전'충청, 전라권, 심지어 해외 교포들까지 알음알음 찾아온다"며 "타석에 관해서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가장 자신있다"고 했다.

◆타석증 분야에서 국내 최고 명성

김 교수를 만난 시각은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 사진 촬영이 한창일 때 갑자기 우르릉 쿵, 건물이 흔들렸다. 숨을 멈추고 흔들림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진동이 잦아들자 그가 "지난해 경주 지진 때는 응급수술 중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환자는 전신 마취를 하고 누워 있고, 수술진은 모두 당황한 상태였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대로 수술을 진행했어요. 하하."

김 교수가 타석증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첫 논문이 계기였다. 교수로 임용됐던 지난 2003년, 그는 기존의 타석증 치료 결과를 분석, 손으로 만져지는 타석의 수술 성공률이 높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김 교수의 관심은 타석증과 초음파에 집중됐다. 특히 초음파 검사를 활용한 타석증 치료 방법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타석이 너무 작거나 안쪽에 있을 때 초음파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입안으로 타석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작은 타석은 침샘 부위를 절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침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도 하고 있다. 0.8㎜ 굵기의 침샘내시경은 미세한 타석을 제거하거나 갑상선암 환자의 동위원소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샘염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침샘내시경의 다양한 증례를 모아 논문을 준비 중이다.

"작은 타석이 남아 있으면 재발이 잦아요. 침샘 내시경을 침샘관 앞쪽의 큰 타석을 제거한 자리로 넣어서 남아 있는 타석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조만간 침샘내시경이 도움이 되는 적응증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배 의사들의 롤모델되는 게 마지막 바람

김 교수는 두경부 초음파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세계초음파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침샘 종양의 위치를 감지할 때 초음파 검사를 이용한 방법을 발표했다.

침샘 종양을 제거할 때는 안면 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안면 신경 안쪽에 있는 종양은 신경 사이로 혹을 빼내는 고난도 수술이 필요하다. 이럴 때 종양과 신경 위치를 파악할 때 초음파를 이용하면 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만에서 발표할 때 두경부 초음파 교과서를 쓴 홍콩 중문대 의과대 닥터 아우자(Ahuja) 박사가 참석했어요. 제가 공부한 교과서 저자 앞에서 발표해 정말 뿌듯했죠."

김 교수는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갑상선수술학회 학술대회에서도 초음파 세션에서 초청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대만, 일본의 두경부 의사들과 함께 타액선 및 초음파에 관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각이다.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것.

타석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을 밝히는 것도 숙제다. "환자들이 항상 물어요. 왜 내게 타석증이 생겼냐'고요. 대답하기 어렵죠. 아직 모르니까요. 앞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 같아요."

그는 "스승이신 박준식 교수(전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님이 오롯이 환자를 위해 정성을 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후배나 제자들이 나를 롤모델 삼아주는 것, 그게 의사로서 마지막 바람"이라고 했다.

◇김정규 교수

▷1970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의과대 졸업 ▷전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전임의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마르퀴즈 후즈 후 2009년판 등재 ▷미국 UCLA 교환교수(2009~2010) ▷스위스 제네바 ESTS 침샘내시경 연수(2013)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초음파위원회 위원장 ▷대한두경부종양학회 정회원 ▷대한초음파의학회 평생회원 ▷아시아두경부종양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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