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의 세금을 낼 돈을 구하려고 형무소에 갇힌 레트를 만나러 갈 때 어머니의 유품인 초록 벨벳 커튼으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었던 스칼렛 오하라의 모습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화 속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이다. 레트에게 돈을 빌리고 청혼을 받아내고자 스칼렛 오하라는 왜 그렇게 옷차림에 신경을 썼을까?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상대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는 단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마도 만나는 순간 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목소리 그리고 옷차림이 아닐까 싶다. 특히 옷차림은 세련되고 멋있다거나 단정하고 품위 있다거나 신뢰할 만하다는 이미지로 그 사람을 오래오래 기억하게 한다.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는 우리가 공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뿐 아니라 때로는 어떤 대접을 받느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세련된 옷차림을 했을 때는 아무래도 상대에게 자신의 인격과 요구하는 바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가 있을 것이고 옷을 통해 자신의 지위나 하는 일뿐 아니라 자기가 기본적으로 품은 내면적 정신세계를 전달하게 되므로 옷차림은 사회생활에서 굉장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옷차림이 자기표현의 방법이라면 유행하는 옷을 그대로 받아들여 덩달아 입는 것은 곧 자기 주관이 뚜렷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유행은 대개 선구적, 미적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생명이 짧은 패션이며 사람마다 특징을 고려한 것이 아니므로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유행에 민감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나 생활환경이라는 제약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옷차림이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옷 입는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가다 보면 안목도 생기고 자신에게 적합한 옷차림의 기본 틀이 생기면서 자신의 개성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가끔 화려한 의상에 목걸이, 귀걸이, 브로치까지 모두 치장한 여성을 보면 부유해 보인다거나 아름답다가 아니라 그의 정신세계가 궁금해진다. 또한, 체크 남방 위에 체크 콤비를 걸치거나 길이가 달랑한 슈트 바지를 입거나 검은색 구두에 흰색 면양말을 신은 남성을 보면 그의 아내가 궁금해진다. 그 사람이 얼마나 깊이 있고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를 알아보기도 전에 포기하게 하는 옷차림은 정말 최악이다. 그렇다면,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아무 생각 없이 옷을 입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출근길에 옷차림을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은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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