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대구에서 미래차 도시를 열자

입력 2017-11-17 00:05:05

요즘 어디를 가나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첨단 ICT산업부터 굴뚝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4차 산업혁명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융복합이다. 이는 첨단 ICT와 기존 기간산업 간 '융복합'을 일컫는다. 이런 맥락에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드론 등은 ICT와 제조기술이 만나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신산업군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형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을 떠올려보자. CES는 삼성'LG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텔'아마존'퀄컴, 일본의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다. 한데 불과 수년 전부터 현대'GM'도요타'BMW'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전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대세가 된 현장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우리 정부도 미래차 시장에 뛰어들고자 관련 기술 선점과 생태계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달 14일 국토교통부 주최'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주관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국토교통 융복합 포럼'이 열렸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 자리에는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전문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사회 모습을 조망하며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단연 주목받은 것은 공간정보와 자율주행차에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이제 대구 얘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 후 역점사업으로 미래형자동차를 지명하고 이 분야 기업 지원과 신기술, 산업생태계 구축에 열정을 쏟고 있다.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많은 대구지역의 산업적 특성을 염두에 둔 사업 선정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미래차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두고 지역 자동차업계에선 다소 걱정스러운 의견도 많았다. 미래차 생산도시라는 목표가 과연 달성 가능한 것인가 하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 같다.

우선 시민들의 관심이다. 대구의 전기차 보급은 시민들의 신청 러시에 힘입어 전국 어느 도시보다 빠른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1t 전기화물차 생산을 위한 기업생태계도 차근차근 구축 중이다.

미래차 기술 개발에 필요한 R&D도 대구에 하나둘 축적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각종 미래차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대구가 주목받는 단계에까지 왔다.

한국정보화진흥원'자동차부품연구원이 주관하는 '스마트 카톡(Car-Talk) 서비스 모델 개발 및 실증사업' 경우 올 연말까지 대구에서 그 실증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런 대구시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야심 차게 미래차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달 23~26일 대구 엑스코에서는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엑스포'가 개최된다. 이번 미래차 엑스포에는 26개국, 251개사가 참가를 확정,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자동차 전시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자동차, 르노삼성, 중국의 BYD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대거 전시부스를 꾸리고 자사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미국의 테슬라도 자사의 전기자동차 홍보를 위해 전시관을 꾸린다.

자율자동차 분야에서는 국내외에서 1천6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전시관이 주목을 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기술 전시와 함께 미래자동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체험관(VR)도 운영한다.

전시회와 함께 포럼도 열린다. 현대차그룹 권문식 부회장과 르노그룹의 질 노먼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80여 명의 국내외 자동차 전문가들이 열띤 강연을 이어간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미 열렸다. 대구가 미래차를 통해 기존의 산업체질을 개선하고 가능성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