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할 해프닝 속출…해외여행 예약 학부모 난감 "휴가 내놨는데 어쩌나…"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해외여행 예약이 대거 취소되고 일부 수험생들은 버린 참고서를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잇따르고 있다.
지진으로 수능 연기가 발표된 15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수북하게 쌓인 책더미를 뒤지는 학생들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시험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해 버린 수험서를 도로 찾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분리수거장을 뒤지는 수험생이 눈에 띄었다. 수험생 홍모(18) 양은 "예비소집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그동안 공부했던 수험서를 버렸다"며 "책을 찾았기에 망정이지 없었다면 시험 준비에 지장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날 컨디션 조절을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며 생리주기를 조절해 온 여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험생 최모(18) 양은 "생리일이 기존 수능일이었던 16일과 겹칠 것 같아 미리 피임약을 먹었는데 당혹스럽다"며 "약을 계속 먹어야 할 텐데 컨디션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능 이후 해외여행 또는 논술시험을 위해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던 수험생과 학부모도 난감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 이모(47'대구 수성구 시지동) 씨는 "수능이 끝나면 3박 4일 오사카 여행을 가려고 남편까지 휴가를 썼는데 연기되면서 못 가게 됐다. 안전을 위한 결정은 이해하지만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항공업계는 16일부터 수능 예정일인 23일까지 항공권 변경'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가적 고통에 동참하고 고객 편의증진을 위해 수험생 본인 및 직계 가족, 형제, 자매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능일에 맞춰 휴가를 나왔다가 연기 소식에 당황해하던 군인 수험생들은 국방부의 공가 대체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5일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군 복무 중인 한 수험생이 '16일에 맞춰 휴가를 나왔는데 연기돼 버려 23일 수능을 치르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국방부는 수능 응시 목적으로 출타한 장병들이 낸 연가를 최대 4일의 공가로 변경해 여건을 보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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