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혁신 공동체 '포럼창조도시'] 시민 1,700여명이 자유롭게 아이디어 내고 市政에 반영

입력 2017-11-17 00:05:05

포럼창조도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혁신활동을 실천하는 모임이다. 대구테크노파크 제공
포럼창조도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혁신활동을 실천하는 모임이다. 대구테크노파크 제공

대구는 보수적이고 도시 활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이런 대구를 시민들이 주체가 돼 창조성과 역동성이 넘치는 창조도시로 만들어보고자 탄생한 기구가 '포럼창조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이하 포럼창조도시)이다. 2015년 3월 발족한 이곳은 대구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을 사무국으로 두고, '소셜 다이닝'(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는 것)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 등의 활동을 통해 대구의 혁신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민들이 만드는 혁신 공동체

포럼창조도시는 창립 초기 700여 명이던 회원이 현재 1천700여 명으로 늘었다. 시민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공유하는 소셜 다이닝, 아이디어를 대구시정에 반영하는 연구기획 모임인 포커스그룹이 대표적이다. 열린모임 왁자지껄, CEO포럼, 마법학교, 소셜픽션 등 다양한 포럼 운영과 전문가 강연'세미나가 이어진다. 포럼의 모든 활동은 회원뿐만 아니라 대구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시민 참여도가 가장 높은 모임은 소셜 다이닝이다. 하나의 관심사에 대해 시민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딱딱한 강의실이나 세미나실에서 이루어지는 토론 방식을 탈피해 진행하는 토론 분위기는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포럼창조도시 관계자는 "소셜 다이닝은 창업 공간, 카페, 식당 등에서 20명 내외 사람들이 참석해 연평균 30회가량 진행됐다"고 했다. 그중 청년모임은 청년정책, 청년커뮤니티 등 청년도시 대구를 뒷받침하는 청년센터를 설립하는 데 이바지했다. 포럼은 시민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이는 '소셜 픽션' 교육을 진행해 100여 명의 시민 '퍼실리테이터'(촉진자)를 양성하고, 이들이 대구 시민 원탁회의 등에서 활약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창조도시 마법학교에서는 전문가 강의를 통해 시민들이 대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배운다. 수료생들은 자발적으로 마법학교 동창회를 만들어 매월 한 차례 정기 모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EO 포럼은 지역기업의 창조성을 함양하는 활동이다. 지역 기업들이 고민하는 기업가 정신, 사회적 책임(CSR), 글로벌 진출 등에 대한 주제가 다루어진다. 2015년에 있었던 1차 포럼에서는 기업이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사회 선순환 구조에 대하여 국내 사례를 바탕으로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해 2차 포럼은 이스라엘 요즈마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방식을 주제로 열렸으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요즈마 캠퍼스를 유치하는 발판이 됐다.

◆대구에 부는 혁신의 바람

포럼창조도시 관계자는 "'정책 제안'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지만, '당장 우리 마을에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정책 제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창조도시는 이런 취지에서 올해부터 찾아가는 미니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대송사회적협동조합을 시작으로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달성군 낙동마을에 찾아가 10대부터 어르신까지 참여하는 정책 제안의 장을 만들었다.

행사에 참여해본 시민들의 반응은 '해보니 별거 아니네?'라는 의견이 많았고 현재까지 포럼창조도시를 경험한 회원들은 다양한 형태로 재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처음으로 개최한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은 세계적 석학의 지식을 공유하는 글로벌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창조와 미래를 향해 열린 대구'를 주제로 한 지난해 글로벌 포럼에서는 국내외 저명한 전문가와 석학들을 초청해 시민이 중심이 된 창조도시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처음 선보였다.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와 함께 창조도시 전환을 위한 지역사회협약을 맺었다. 특히 글로벌포럼 특별 세션에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진사례와 창의도시 지향점 및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유네스코 전문가 등이 참여, 지난달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 29, 30일

포럼창조도시는 각계각층의 시민, 전문가, 청년 등이 모여 작은 아이디어라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혁신활동을 통해 대구를 변화시키고 있다.

올해 포럼창조도시는 김영화 대표를 중심으로 새 운영진을 구성하고, 사무국에도 변화를 주는 등 민간 주도의 변화를 돕는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포럼창조도시는 앞으로 기회'즐거움'시민 참여의 도시로 바꾸려는 에너지를 도시 전체로 확산하고, 다양한 혁신영역과 주체들을 교류할 수 있게 하는 도시변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29, 30일 대구 중구 노보텔에서 열리는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글로벌 포럼에서는 지난해 창조도시 글로벌포럼에서 제시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도시선언'과 '자기혁신과 상호협력, 새로운 방식의 사회협약에 기반을 둔 다양한 차원의 민주적 거버넌스 구현'이라는 창조도시 선행조건을 구체화하고, 대구를 넘어 한국사회의 새로운 전환을 중요한 미션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올해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은 수요자인 시민이 스스로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가는 새로운 거버넌스의 실험이자, 사회혁신'도시혁신'산업혁신의 구체적 실행모형인 리빙랩(Living Lab)을 도시 전체에 확산하는 대구이니셔티브 선언이라는 의의가 있다.

포럼창조도시 김영화 대표는 "창조도시 글로벌 포럼은 도시의 긍정성과 역동성을 재발견하는 중요한 디딤돌"이라며 "포럼창조도시는 민간 주도 혁신자들의 네트워크를 넘어서 도시 전체에 혁신 에너지를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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