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면 뭐하나? 포항시 '먹통' 지진대피지도

입력 2017-11-16 00:05:01

포털사이트선 서비스 안돼…열어도 전문가만 인식 가능

포항시가 전국 최초로 구축한 '지진대피지도'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 탓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포항시청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야 하며 어렵사리 지도를 열어도 시민들이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등 이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시는 전국 최초로 지진 대피 장소를 웹 지도로 구축하고 있다. 지진대피지도는 웹상에 구현된 포항시 지도를 수십 개 구역으로 나눠 지진대피소를 구역별로 표기하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시 전역 15개 동 74구역에 지진대피소 96개를 마련하고 있다. 남구(7개 동 31구역)에 33곳, 북구(8개 동 43구역)에 63곳 등이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피를 돕고자 만든 지진대피지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청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만 서비스가 되고 있어 시민들이 지진대피지도를 찾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실제 지진 상황이 발생해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서버 용량도 충분치 못한 탓이다.

시민은 포항시청 및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 앱 '스마트포항'을 내려받아야 대피지도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진이 일어난 15일 오후 5시 15분 현재 포항시청, 포항시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는 수분째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앱 역시 접속이 순조롭지 않다.

포항시민 신모(30) 씨는 "긴급한 상황에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를 얼마나 기다려서 들어가야 하나. 이럴 바엔 집 가까이에 있는 운동장을 찾는 편이 빠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진대피지도는 지리적 지도 위주로 작성돼 전문가만 인식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일반인의 심성 모형에 기반을 둔 개념적 지도가 필요하다"며 "포털의 지도나 길 찾기 서비스 등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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