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연장 정전에…관객들 핸드폰 조명으로 '희망의 빛' 밝혀

입력 2017-11-16 00:05:01

경주-후에 자매결연 10돌 행사…공연 이어가자 현지서 찬사

14일 베트남 후에성 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문화교류행사 중 폭우로 인한 정전으로 정전사고가 나자 공연관람자들이 일제히 휴대폰 조명으로 불을 비추고 있다.
14일 베트남 후에성 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문화교류행사 중 폭우로 인한 정전으로 정전사고가 나자 공연관람자들이 일제히 휴대폰 조명으로 불을 비추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경주와 후에시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빛이 비쳤습니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 연일 베트남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14일 베트남 후에시에서 열린 '경주-후에 문화교류행사'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엑스포 개최와 경주시-후에시의 자매도시 결연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문화교류행사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양 도시 관계자와 후에시민 5천여 명이 후에성 문화정보센터 공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

그런데 공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공연장 조명이 모두 꺼지는 사고가 났다. 폭우와 번개로 인해 정전이 발생한 것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잠시 관람석에서 하나둘 휴대폰 조명이 켜졌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수천 명의 공연 관람자들이 일제히 휴대폰 카메라로 무대를 비추자 공연단도 열정적인 공연을 이어갔다. 약 5분여 뒤 다시 조명이 켜지자 관객들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공연장은 감동과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국의 국민들이 난관을 힘을 모아 헤쳐나가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현지에서도 '공연을 살린 기적의 핸드폰 조명' '후에를 밝힌 기적의 빛' '양국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빛' 등 찬사가 쏟아졌다.

이날 문화교류행사는 경주시를 대표하는 신라고취대의 연주 '행여락'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무대의 막을 열었다. 이어 모듬북 공연, 국악관현악, 판굿과 비보잉을 비롯해 베트남과의 합동공연인 사자춤과 전통의상 패션쇼 등 축하공연이 한류 열풍 못지않은 열기 속에 치러졌다.

응우엔 반 탄 후에시장은 "멀리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 경주에서 문화교류행사를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도시의 공통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기회를 가졌다. 앞으로도 후에시를 고향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달라"고 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베트남은 오래전부터 유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어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형제의 나라로,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등 공통점이 많아 친근감과 동질감을 느낀다"며 "이번 문화교류 행사가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더욱 넓히고, 두 도시 간의 우의와 교류를 한층 더 증진시키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화답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