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정현, 세계 테니스 차세대 에이스

넥스트 제너레이션파이널스 우승컵 차지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54위)이 12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1'54위)이 '세계 테니스의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정현은 12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천 달러)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37위'러시아)에 3대1(3-4 4-3 4-2 4-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는 자신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첫 우승이자 한국 선수로는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이형택(41) 이후 14년 10개월 만의 우승이다. 정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39만 달러(4억3천만원)를 챙겼다.

정현은 21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해 최강자를 가린 이번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정현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세계 랭킹으로는 다섯 번째여서 애초 우승 후보로 손꼽히지 못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상위 랭커들을 잇따라 제압하며 21세 이하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8명 중 순위가 가장 높은 루블레프와는 조별리그와 결승에서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제압했고, 올해 US오픈에서 나달을 꺾고 16강까지 올랐던 데니스 샤포발로프(51위'캐나다)도 조별리그에서 돌려세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현은 경기 후 "우승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ATP 공식 홈페이지는 "'교수님'이 이제는 차세대 최고의 선수가 됐다"며 "정현은 2003년 1월 이형택 이후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투어 대회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언급해 이번 대회를 '투어 급'으로 인증했다. 정현의 별명은 '교수님(The Professor)'으로 안경을 쓰고 있어 해외 언론으로부터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ATP 공식 홈페이지는 "5전 전승의 완벽한 우승"이라면서 "루블레프는 올해 투어 우승 경험이 있지만, 정현은 결승 진출도 처음이다. 정현은 피에라 밀라노 코트에 가득 찬 중압감에서도 오히려 상대보다 침착했다. '교수다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정현을 경기 중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는 뜻에서 '아이스맨(iceman)'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정현의 종전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 오픈 4강, 메이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올해 프랑스오픈 3회전(32강) 진출이었다. 순위는 올 9월에 기록한 44위가 개인 최고 랭킹이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순위와 메이저 최고 성적은 이형택의 36위와 메이저 대회 16강(4회전) 진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