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처자식 북송 막아주세요" 탈북남성 시진핑·트럼프에 호소

입력 2017-11-12 19:37:33

2015년 탈북한 남성이 최근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에 붙잡힌 아내와 아들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말아 달라고 중국 정부에 호소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자신을 '리'라고만 밝힌 이 남성이 이같이 요청하는 영상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리 씨의 아내와 4살 아들을 포함한 북한 주민 10명은 지난 4일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체포돼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아내와 아들이 북송되면 사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시들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의 아이를 손주라고 생각하고 자유의 나라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 내 가족이 송환되지 않도록 해 달라"며 "아버지로서 두 정상에게 내 가족을 도와달라고 빈다"고 덧붙였다.

리 씨는 아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게 들리는 것 같다"면서 "아이가 차가운 감옥에 갇혀 아버지를 부르며 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구체적인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유관 문제를 처리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중국 공안이 지난 7∼9월에만 탈북자 최소 49명을 적발하는 등 북'중 국경에서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12개월간 51명이 붙잡힌 것에 비하면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또한 지난 3개월 동안 탈북자 9명이 강제 북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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