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현장 캐스팅 행운…이젠 동네서도 알아봐줘
신인 배우 김성규(31)는 사실 대사나 분량이 많지도 않았다. 하지만, 관객의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파 왼팔 양태 역으로 도발적인 눈빛을 선보였다. 그 눈빛에 매료된 이가 한둘이 아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의 3분의 1 정도 이상은 그에게 끌리지 않았을까?
배우 김성규는 "얼떨떨하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 그나마 비중 있는 조연으로 처음 출연한 영화로 관심을 받고 매체 인터뷰까지 하니 "얼떨떨한 기분"이란다. 영화 '범죄도시' 속 연기 덕분에 김은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 '킹덤'에도 주요 인물로 캐스팅됐다.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준비를 위해 현재 연기와 승마 연습 등을 하던 김성규는 역시나 "얼떨떨하다"고 했다.
김성규는 극 중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장첸(윤계상)의 행동대장 양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사실 극 중 양태와 현실 속 김성규는 절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다. 김성규는 웃으며 "형사 배역 맡으신 분들은 많이 알아봐 준다고 하는데 난 거의 없었다. '신기하다. 어떤 기분일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동네에서 길을 가다가 어떤 남자분이 알아봐주더라"며 "연극을 배우던 학생이었다. 그분이 마침 '범죄도시'를 주제로 수업했다고 하더라. 자기 노트를 보여주며 한 5분 정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즐거워했다.
주인공인 윤계상과 같은 소속사 출신이기에 '범죄도시'에 들어간 줄 알았는데 영화 촬영 현장에서 그를 본 소속사 대표가 눈도장을 찍은 케이스다. 연기보다,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소속사 대표가 앉아 있는 그를 보고 마음에 들어했다. 이후 미팅을 했고 사람엔터 식구가 됐다. 김성규는 "예전에 간혹 현장에서 캐스팅되는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게 나한테 일어난 일이니 신기하고 놀라웠다"며 "'범죄도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일들만 계속 일어나게 해준다"고 행복해했다.
김성규는 대진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으로 학교 선후배들과 '극단의 극단'의 창립멤버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올렸다. 고등학교 때 댄스부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뮤지컬학과에 간 선배가 공연 보러 오라고 해서 갔다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배웠다. 그렇게 뒤늦게 연기에 빠졌다. 연극 무대에 본격적으로 오른 건 2013년부터이니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하지만 연극 '12인' '컨트롤A씨28세' '오래된 미래' 등 다양한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 연기력 때문에 관객의 시선을 끈 듯하다. 김성규는 "사실 대사는 지금보다 더 적었다"며 "'양태, 같이 서 있다' '양태, 바라본다'가 전부였는데 윤계상, 진선규 등 형들에게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존재감이 생긴 것 같다"고 회상했다. 물론 "지문에는 구체적으로 없으나 가만히 있지 않도록 했고, 또 그렇다고 너무 튀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입체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나름대로 그런 부분이 살아난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성규는 윤계상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원래 폐차장 신에서 형 혼자 나와 처리하는 건데 양태와 위성락(진선규)이 잡아주는 게 장첸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해주셨거든요. 독사(허성태)가 왔을 때도 장첸 혼자 있다가 공격을 하면 갑자기 합류하는 거였는데 바뀌었죠. 형이 자신감을 많이 주려고 했어요."
"계상 형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때 안도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다음에는 기뻐하고 좋아하셨는데 그 말이 기억나요. '너무 감사한 것 같다. 관객들 입소문 덕분에 이렇게 된 것 같다. 다음에 잘해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은 다음보다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게 먼저'라고 하시더라고요. '킹덤'에서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았는데, 저는 하던 대로 열심히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켜봐 주세요."
마동석과는 아찔한 기억을 전했다. 그는 "내가 덤비면 동석 형이 던져서 내가 기절하는 것으로 끝나는 신을 리허설하다가 형이 다리를 삐끗했다. 다치면 안 되니 엄청나게 걱정했는데 내가 당황할까 봐 '괜찮아, 괜찮아. 막 해. 더해'라고 하시더라. 상대 배우가 긴장할까 봐 정말 하나하나 잘 챙겨줬다"고 회상하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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