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심연료단지 철거되더라도 연탄 수급 불안 요인은 없어야

입력 2017-11-07 00:05:00

대구 안심연료단지를 주거지로 바꾸는 '안심뉴타운' 사업이 연탄공장 대체부지 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0년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안심연료단지 폐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늦어도 내년 3월 중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공사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토지 및 시설 보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연탄업체들이 대체부지 마련을 요구하며 토지 보상을 거부하는 바람에 안심연료단지 토지 및 시설 보상률은 81%에 머물고 있다.

대구 권역 안에 대체부지를 확보해달라는 것이 이들 업체의 요구지만 대구시는 다른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 및 집단 민원 유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안심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이 진폐증을 앓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이미 혐오시설 낙인이 찍힌 연탄공장을 받아줄 지역이 대구 안에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심연료단지 내 한 아스콘업체는 인근에 있는 회사 소유 땅으로의 공장 이전을 시도했지만 동구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대구시는 남은 연탄업체들이 토지보상금을 이달 말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강제수용에 들어가고 필요 시 명도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업체들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맞서고 있다. 시의 로드맵대로라면 내년 3월에 안심연료단지 완전 폐쇄가 예상되는데, 문제는 향후 대구의 연탄 자급자족 및 안정적 수급에 불안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안심연료단지가 폐쇄되면 연탄 수급을 외지 생산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장거리 수송에 따른 연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심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안심연료단지 폐쇄는 진작에 마무리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연탄 수급에 차질이 생겨서도 안 된다. 대구시의 안심연료단지 재개발은 뉴타운 조성에 방점이 더 많이 찍혀 있을 뿐 연탄의 안정적 수급에는 미진한 감이 없지 않다. 경제 상황이 나쁜 대구는 서울 다음으로 연탄 사용량이 많은 도시다. 서민들의 난방 필수품인 연탄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는 꼼꼼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