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년 맴돈 울릉 용천수 사업, 이제라도 사명감 갖고 추진해야

입력 2017-11-06 00:05:04

울릉군의 뛰어난 지하 수자원을 개발해 지방재정 확충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기 위해 추진했던 먹는샘물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울릉군의 불투명한 행정과 여러 의혹스러운 업무처리로 지난 2010년 이후 제자리걸음이었던 사업이 새로운 행정절차와 입찰을 통해 선정된 개발사업자인 LG생활건강과 지난달 30일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난 울릉군의 행정을 보면 우려도 없지 않다.

울릉도의 지하 수자원 활용 이야기는 일찍부터 나왔다. 지난 2010년부터 울릉도 북면 추산마을 일대에 대한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 개발사업'이 추진된 까닭도 그래서였다. 추산 용천수는 화산 분지인 나리'알봉 분지에서 눈과 비가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 암반층 물길을 따라 흐르다 솟는 물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조사 결과, 미네랄 성분이 육지 생수보다 훨씬 풍부하고 세계적인 생수와 견주어도 될 만한 최고 정상급의 수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최대 용출량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2천㎥에 이를 정도이고 어디 내놓아도 좋은 품질의 먹는샘물로 평가받았다.

제주도가 '삼다수'라는 생수 사업으로 지방재정에도 보탬이 되고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거둔 것처럼 울릉도 역시 의욕적으로 추산 용천수 사업을 추진할 만한 근거는 충분했던 셈이다. 하지만 불투명한 행정은 일을 망쳤다. 2010년부터 18억원을 넣고도 사업은 제자리였다. 2015년 4월, 사업을 추진할 민'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공모도 의혹투성이였다. 특정업체에 유리한 행정을 편 탓이다.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그나마 언론 보도로 재공모로 업체를 선정했다. 무려 2년 이상을 헛되이 보냈으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울릉도 먹는샘물 사업은 먼 길을 둘러 왔다. 늦게나마 본 궤도에 오르겠지만 울릉군의 행태를 보면 걱정스럽다. 앞으로 제대로 된 사업 추진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규명과 책임이 필요한 까닭이다. 같은 일의 반복은 안 된다. 울릉의 미래를 위해서다. 사명감 있는 사업의 재추진과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과 또한 기대할 수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울릉 주민의 몫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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