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각해지는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은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두드리기 위해 밤새워가며 자기소개서를 고쳐 쓰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청년들의 땀과 꿈을 한순간에 앗아가는 채용 비리가 만연하고 있다. 채용 비리는 청년들의 희망을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미래마저 갉아먹는 대표적 적폐이자 엄중한 범법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요즘 들어 실상이 드러나고 있는 채용 비리 행태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강원랜드 등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신입 사원 채용은 겉으로만 공채였지 실상은 반칙과 특권의 잔치판이었다.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채용 비리로 구속되고, 국정원과 금감원 등 권력기관 및 '큰손' 고객의 자녀를 특혜 채용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우리은행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5일 현재 채용 비리 의혹이 발생했거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곳은 40곳에 이른다.
채용 비리 의혹을 받는 공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신의 직장'이라 일컬어지는 공통점이 있다. 한번 들어가면 중소기업과는 차원이 다른 고액 연봉에다가 복지 혜택이 주어지기에 취업 청탁의 주 타깃이 됐고 특권 카르텔이 형성됐다. 합격자를 내정해 놓고 요식행위로 공채 절차가 진행되는 줄도 모르고 들러리를 선 취준생들의 좌절과 허탈함,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칡넝쿨처럼 퍼져 있는 적폐가 발견되면서 정부는 채용 비리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금융위원회가 7개 공공금융기관의 채용과정을 점검하는 특별점검반을 편성했고 은행권도 11월 말까지 14개 국내 은행의 채용 시스템 자체 점검을 실시한다. 행정안전부도 800여 개의 지방공기업'출연출자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청년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유행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이 너무도 심각해서다. 그중에서도 특권과 반칙의 상징인 채용 비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우리나라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봐도 채용 비리가 광범위하게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기한을 정해 놓지 말고 낱낱이 조사해 책임을 따지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