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에 선정됐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틀 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물 등재' 소식에 이은 겹경사라는 점에서 더욱 자축할 만하다. 무엇보다, 대구의 문화'역사적 자산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시민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할 것이다.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된 것은 대구가 그만큼 음악적 자산이 풍부하고 음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유네스코는 클래식, 오페라, 재즈, 뮤지컬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발달한 도시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음악이 흐르는 도시'를 만든 대한민국 1호 클래식 감상실 '녹향'과 2003년 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음악으로 치유하기 위한 '멜로디가 흐르는 음악 도시 사업'의 하나인 '거리 공연' 등이 크게 어필했다는 것이다.
음악 창의도시가 됨으로써 다른 30여 개 회원 도시들과 교류할 의무를 갖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일 것이다. 대구 음악인들이 '끼리끼리' 모이고 '서로서로' 밀어주는 관행에서 벗어나 국제화'전문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같은 회원 도시인 영국 리버풀, 독일 하노버, 이탈리아 볼로냐, 미국 캔자스시티 등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대구의 음악 수준과 문화 산업의 저변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글로벌 2030계획'을 수립해 문화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예전처럼 '관 주도' 형식이 되어선 안 된다. 대구시는 지원 역할에 머물러야 문화가 살 수 있다.
음악 창의도시가 됐다고 대단한 특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행사에 유네스코 명칭과 로고를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진정한 창의도시가 되려면 대구시와 문화인들이 향후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2015년 경남 통영이 처음 가입했지만, 별다른 확장성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좋은 사례다. 창의도시 선정을 계기로 대구의 문화계는 '우물 안' 행태에서 벗어나 '환골탈태' 수준으로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대구 문화를 살리고,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는 전기로 삼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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