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오늘은 오셨네요" 인사에 홍준표 "국회니까요"

입력 2017-11-02 00:05:41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여야 대표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여야 대표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이 1일 국회에서 '오랜만에' 만나 차담회 형식의 대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과의 자리를 여러 차례 '고사'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은 자리를 함께했고 문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5분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으며 곧장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해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단, 여야 대표단과 20여 분 동안 차담회를 가졌다. 국회에서는 정세균 의장과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빅뉴스 2가지를 (문 대통령이) 가지고 오셨다"며 "한중 관계 물꼬를 튼 것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인데 신용평가기관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은 미래 설계의 기반이므로 매우 중요한데 제대로 진행이 될지 우려가 깊다"면서 "국회 안에서만 진행할 수 없는 게 개헌인 만큼 개헌과 선거법 개정에 대통령이 역할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쓴소리도 나왔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최저임금'공무원 증원 등에 대해 예산이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했고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 내 이견이 많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있다"면서 "경제 곳간은 분명한 재원 대책을 갖고 풀어야 하지만, 정치 곳간은 옥죄지 말고 많이 베풀어야 정치가 여유로워지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취임 초 협치를 강조하실 때와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외교적 측면에서 한중 관계 발표가 있었는데 군사주권의 미래에 족쇄를 채웠다는 비판도 있으니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 통합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면서 "남북 관계 로드맵을 밝히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해법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이미 이뤄졌다. 국회가 후속 조치 마련에 지혜를 모아달라"면서 "한중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는 "여기는 국회니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랜만에 만난 홍 대표에게 또다시 관심을 보이며 "홍 대표가 미국에 다녀온 것이나 박주선 부의장이 태국에 다녀온 것에 대해서는 따로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나중에 기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두 차례 여야 대표들과 청와대 회동을 했지만 홍 대표가 모두 불참하는 바람에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홍 대표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추경 국회 연설에 앞선 차담회에도 불참했다.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앞서 지난 8'15 경축식장 사전 환담 자리에서 5'9 대선 이후 처음으로 만났지만 별다른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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