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안 한 큰 개에 작은 개 물려 죽었다

입력 2017-10-28 00:05:01

한국계 미국인 견주 SNS 올려

최근 개물림 사고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대구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대형견에게 소형견이 물려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10월 1일 아침, 범어동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저와 저의 반려견 푸들 루이가 갑자기 나타난 풍산개에게 무자비하게 공격을 당했다. 루이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가족 곁을 떠났다"는 글이 게시됐다. SNS상에서 이 글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와 풍산개 견주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죽은 푸들의 견주는 한국에서 입양을 간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34) 씨. 그는 "1일 오전 7시 30분쯤 루이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 루이는 목줄을 하고 있었고, 목줄이 없는 대형견이 갑자기 루이에게 무참히 공격을 가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어디선가 대형견 견주로 추정되는 사람이 목줄로 개를 때리면서 데리고 갔다"고 했다.

반려견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동안 마이클 씨는 풍산개와 견주를 찾으려고 경찰을 찾아갔지만 인근 CCTV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마이클 씨는 "경찰은 다친 개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에 경찰에 신고를 하고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일로는 CCTV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확산되자 경찰은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 관할 수성경찰서는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통해 풍산개 소유자를 찾아 정식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쉽지 않다. 현행 형법상으로 이 사건은 과실에 의한 재물손괴에 해당하는데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한국말로 소통이 되지 않는 외국인이 흥분하며 말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도 노약자'어린이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에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의성이 있었는지 명확히 따져보고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피해자인 마이클 씨는 물론 사건을 접한 시민들은 견주의 책임의식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씨는 "최근 인기 연예인의 반려견 사고로 인해 개를 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개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생길까 마음이 무겁지만 풍산개 견주를 꼭 찾아내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적절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