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밥그릇만 챙기는' 안동농협

입력 2017-10-27 00:05:01

북안동농협과 합병에 부정적

안동지역 농협들의 단계적 규모화 합병(본지 24일 자 10면 보도) 필요성이 조합원들 사이에도 불거지고 있다. 같은 농산물을 두고 농협마다 수매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농민들 사이에서는 농협 통합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군소 농협을 흡수해야 할 거대 농협이 합병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어서 '제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안동지역 5곳 농협은 전무'상무들이 참여하는 '안동시 농협 경영 전략회의'와 '조합장 운영협의회'를 통해 3단계에 걸쳐 2곳으로 합병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1단계로 안동농협과 북안동농협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북안동농협은 지난달 29일 안동농협에 '안동농협-북안동농협 합병 요청서'를 전달했고, 두 농협은 24일 첫 임원 전원회의를 열어 합병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안동농협 이사'감사 등 임원들은 대부분 합병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3월쯤 실시될 선거를 앞둔 이사들은 합병 논의에 찬성할 경우 조합원 반발을 사서 자칫 이사 선거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합병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농민 조합원들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농촌'농업 현실을 고려한 큰 틀의 결단이 필요하다. 거대 농협들이 자신들만 살겠다는 마음의 벽을 치면 안동지역 전체의 농업'농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게 뻔하다"며 "큰집 겪인 안동농협의 이사'감사와 조합원들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같은 지역 농산물도 농협마다 수매가격이 제각각인 현실에서 합병을 통해 조합원들이 골고루 고소득을 올리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본격 수확에 나선 생강 경우 안동농협은 20㎏기준으로 왕특 7만5천원, 특 7만원, 상 6만5천원, 하 2만원으로 가격을 결정해 수매에 나서고 있지만, 서안동농협은 전국의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당일 시세에 따라 결정된 가격으로 수매해 많게는 20㎏ 기준으로 2만원 이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동시 풍산읍 A씨는 "안동농협 조합원들에 비해 서안동농협 조합원들은 생강 수매에서 2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농협 합병을 통해 규모화할 경우 차별도 없어지고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안동지역 경우 생강 가격뿐만 아니라 고추는 서안동농협이 가장 높게 수매하고, 콩 가격은 두부공장을 운영하는 안동농협, 쌀은 백진주쌀을 특화시킨 안동농협이 더 높은 가격에 수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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