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광학 도시 대구] 변신하는 대구 안경업체

입력 2017-10-27 00:05:01

'하우스브랜드'로 소비자 눈길 사로 잡는다

대구 안경 제조업체들이 디자인
대구 안경 제조업체들이 디자인'품질'가격 경쟁력을 모두 사로잡으며 지역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폴휴먼'오뚜르 등 브랜드를 보유한 반도옵티칼 이상탁 대표가 주력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를 글로벌 안광학 도시로 키워온 주역들인 지역 안경업체들이 변신 중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토털브랜드와 대비되는 하우스브랜드(특정 제품만을 취급하는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며 기업 혹은 자사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디자인이 브랜드다'…반도옵티칼

1986년 대구 북구 노원동에 설립해 오랜 역사를 지닌 반도옵티칼은 40대 이하 청년층을 겨냥한 모던 빈티지 브랜드 '폴휴먼'(Paul Hueman)이 주력 라인업이다. 폴휴먼 안경은 렌즈를 감싸는 데만 그치지 않는 화려한 프론트 라인과 색감, 무늬를 적용해 눈에 띄는 디자인의 안경테가 많다. 올 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배우 이영애 씨가 착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중년 이후 연령대 인구를 위해 좀 더 점잖은 디자인으로 내놓은 브랜드 오뚜르 역시 꾸준히 사랑받는다. 정제된 듯하면서도 트렌드에 뒤지지 않도록 두께와 색상의 강약이 돋보이는 제품이 많다.

반도옵티칼은 대부분 미술 전공자로 구성된 디자이너팀을 두고 매일 회의를 거듭하며 제품 디자인을 만든다. 세계 패션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기민한 창작만이 브랜드 명맥을 이어준다는 이유다.

이 회사 안경은 전 세계 17개국에 수출되며 지역 안경산업 수출을 견인한다. 반도옵티칼은 대구시 스타기업 선정, 대구시 중소기업대상 대상 수상, 중소기업청 수출 유망 중소기업 선정, 베스트 스타기업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상탁 대표는 "안경이 시력 교정 역할을 하면서도 패션 아이템으로서 얼마나 소비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 결과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회사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이 곧 브랜드다'…에이치투씨

비교적 최근인 2010년 설립한 대구 북구 침산동 에이치투씨(H2C)디자인은 고객사 안경 브랜드 업체들에 각기 다른 스타일의 제품을 공급하며 고객사 브랜딩을 도와온 실력 있는 기업이다. 안경 다리 끝과 프론트, 프론트 브릿지 등 변주할 수 있는 모든 부품에 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디자인으로 승부하려는 신생 안경 브랜드들이 반드시 찾는 제조사로 자리 잡고 있다. 사명 H2C도 '창조적 디자인을 하는 법'(How To be Creative in Design)의 약자를 따 만든 것이다.

H2C 제품을 납품받는 브랜드로는 해지스, AM아이웨어, 옵티칼W, 버킷리스트, 베리스, 카페인, 루 아이웨어, 스테판 크리스티앙 등 10여 개사에 달한다.

H2C는 출범 직후부터 국내 패셔니스타와 디자이너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왔다. 준제이, 제네럴아이디어, 비욘드클로젯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과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해 기준 연 30만 개 제품, 50억원가량을 꾸준히 판매했으며 그 가운데 10%가량은 수출 실적이다.

자사 안경 브랜드를 갖기보다는 회사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하경록 대표는 "우리 업체에 디자인 안경을 의뢰하는 수많은 고객사들과 협업하면서 서로 다른 종류의 창조적인 디자인을 지속하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고 말했다.

◆'제조기술이 브랜드다'…JCS몰드

JCS몰드는 2001년 창업해 십수 년간 다진 휴대전화, 자동차부품 가공 실력을 바탕으로 고강도 합성수지'금속 소재의 안경을 만드는 기업이다. 이 업체는 일반적인 폴리카보네이트 합성수지보다도 녹는점이 더 높고 튼튼한 울템을 정밀 가공해 사출 즉시 80%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기술을 갖췄다.

또한 고급 시계, 체내 삽입용 의료기기 등을 만들 때 주로 쓰는 MIM(메탈 인젝션 몰드) 기법으로 안경 다리 경첩 등의 소형 금속 부품을 단단하고 정밀하게 가공한다. 국내 안경업계에서 해당 공법을 적용한 회사는 JCS몰드가 유일한 것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출신인 전진오 대표를 비롯해 이 업체 임원 대부분은 모두 금속'기계 분야 엔지니어 출신이다. 가공기술이 뒷받침되니 고객사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는다. 2015년에는 클로떼라는 자사 브랜드도 출범했으며 현재 미국, 대만,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로 수출 중이다. 이달 초 파리 실모 안광학전시회에 단독 부스로 참가해 유럽시장 진출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연 1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만큼 국내외 탄탄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전진오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 글래스 등 차세대 안경 시장에 대비하는 한편 뛰어난 기술, 고객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안경업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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