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뮤지컬 거리공연, 그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17-10-26 00:05:01

국내 최초로 '뮤지컬 버스킹'이라는 독특한 길거리 공연으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은 대구시의 '뮤지컬 거리공연'이 2017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2016년 실적)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었다.

야외공연을 비롯한 공연문화산업은 몇몇 킬러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즉각적이고 비반복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제도적인 지원 없이는 지속적이고 자생적인 킬러콘텐츠는 생성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뮤지컬 거리공연은 연중 약 70회(매주 수요일 오후 4시)의 공연을 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뮤지컬을 알리는 동시에 대구 창작뮤지컬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을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 역할을 하였다. 더 이상 문화예술은 단순히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만 머무르지 않는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문화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관광, 음식, 패션, 의료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끼쳐 문화상품의 부가가치를 드높일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도 투자하게 하는 '문화산업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산업적 시각'으로 시작한 뮤지컬 거리공연은 다양한 뮤지컬 갈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민들이 뮤지컬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여 잠재적인 뮤지컬 수요층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또 뮤지컬 전공 학생들에게는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창작 뮤지컬 갈라쇼를 통해 공연문화산업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또한 전통시장 등 문화 소외지역 및 지역 명소를 찾아가는 순회공연을 통해 대구 문화 향유의 지도를 넓혔으며 아울러 공연문화를 확산시켜 궁극적으로 공연문화 상생공간을 창출하였다.

모든 예술의 원형을 '체험'이라고 보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구의 뮤지컬은 매년 '딤프'라는 국제적인 뮤지컬축제가 열리고 길거리나 야외공연에서 뮤지컬 넘버들이 울려 퍼지고 있어 대구는 뮤지컬을 통한 문화 향유와 문화산업의 저변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한국 뮤지컬계를 지탱하고 있는 두 개의 축은 라이선스 뮤지컬과 팬덤이라고 한다. 팬덤에 기반을 둔 한국 뮤지컬산업의 지속성이 얼마나 유효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그러므로 창작뮤지컬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뮤지컬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교집합 영역에 있는 관계로 다른 공연 장르에 비해 확장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뮤지컬은 여타 장르에서 잘 쓰지 않는 '창작'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는 창작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라이선스 뮤지컬이 한국의 전체 뮤지컬 시장의 약 70%에 육박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바로 이런 점이 창작뮤지컬을 통한 '킬러콘텐츠' 탄생이 어려운 구조적 원인이 된다.

하지만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인 뮤지컬 거리공연 같은 사업이 더욱더 발전하여 지역의 뮤지컬 극단에게 공연을 통한 창작뮤지컬의 홍보 기회를 주어 궁극적으로 지역 공연문화산업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면 지역 뮤지컬 산업의 전망이 어둡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뮤지컬 거리공연의 시작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이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과 외래 관광객이 뮤지컬 거리공연을 사랑해 주시고 함께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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