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1년간 공석→20개월…관장 잇단 사임에 DTC 몸살

입력 2017-10-26 00:05:01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운영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섬유박물관이 또다시 관장 공석에 처하며 관리 위기에 놓였다. 매일신문 DB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운영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섬유박물관이 또다시 관장 공석에 처하며 관리 위기에 놓였다. 매일신문 DB

국내 섬유산업 발자취를 보여주고자 설립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섬유박물관이 연이은 관장 사임에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대경섬산련)에 따르면 DTC섬유박물관 장세준 전 관장은 지난 2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사했다.

DTC섬유박물관은 대경섬산련이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발전사를 알리고자 연합회 소속 부서(경영기획실)를 통해 대구 동구 봉무동 DTC 내에 운영하는 민간 박물관이다.

장 전 관장은 지역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김범일 전 대구시장 정책보좌관을 맡은 뒤 2014년 대경섬산련에 입사,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2016년 2월 대경섬산련 조직 개편에 따라 DTC섬유박물관 관장직을 겸임해왔다. 장 전 관장은 "당초 전문 분야가 아니었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을 느껴왔다.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떠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사직 배경을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새로 부임한 대경섬산련 배기철 상근부회장과 장 전 관장 사이에 몇 차례 갈등이 빚어진 것을 사직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최근 업무 처리 방식과 견해 차이, 미흡한 방문객 실적 등 문제로 잡음이 자주 빚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대구시 국감에서 배 부회장의 '갑질'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경섬산련 한 관계자는 "배 부회장이 장 전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일을 너무 허술하게 한다며 몇 차례 호통을 쳤다. 장 관장 재직 시 DTC섬유박물관 직원끼리는 중요한 보고만 서류로 주고받되 그 외에는 실무자 확인만 거치던 식이었다. 공무원 출신인 신임 부회장과는 스타일이 맞지 않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에는 DTC섬유박물관이 보유한 유물 관리대장 목록이 하나의 문서로 통합, 관리되지 않은 채 뿔뿔이 흩어져 있어 내부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개관 후 2년여가 지난 최근에야 유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경영기획실 직원들이 전시회를 준비하고 운영할 동안 인쇄 협력업체로부터 주문품을 늦게 받은 점, 전시회 방문객이 너무 적은 점 등을 이유로 대경섬산련 간부와 장 관장이 몇 차례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앞서 DTC섬유박물관은 대경섬산련 산하 조직(부서)에 속해 있어 운영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관장 이하 직원들이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경섬산련 간부가 바뀔 때마다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경섬산련은 앞서 2015년 공모로 임명된 DTC섬유박물관 초대 조호현 관장에 대해서도 박물관 개관 직전인 임명 1개월여 만에 해임한 바 있다. 이후 장 전 관장이 맡기까지 약 1년간 관장직이 빈 채였다.

대경섬산련 한 관계자는 "차기 관장을 누구로 선임할 것인지, 어떤 형태로 운영할 것인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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