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와도 실력 키우는 삼성 유망주들…미야자키 교육리그 첫 참가

입력 2017-10-23 00:05:03

젊은 선수 성장 절실한 상황, 18차례 실전 통해 기량 향상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는 정규시즌 종료 후 일본 프로팀들이 실전과 훈련을 반복, 유망주들의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을 홍보하는 안내 책자 표지. 채정민 기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는 정규시즌 종료 후 일본 프로팀들이 실전과 훈련을 반복, 유망주들의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을 홍보하는 안내 책자 표지. 채정민 기자

'태풍 속에서도 식지 않는 배움의 열정' 삼성 라이온즈의 기대주들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일본 열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젊은 사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기량을 다듬어나가고 있다.

삼성은 9일부터 열리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이번 리그에는 일본의 프로팀과 독립리그 연합팀 등 13곳, 한국 프로팀 3곳(삼성,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등 16개 팀이 뛴다. 18차례 실전 경기를 치르며 유망주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는 게 이 리그의 목적이다. 삼성이 단일팀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만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태풍 란의 영향으로 비가 잦다. 일본을 찾은 뒤 다섯 경기를 소화한 삼성은 15, 16, 17, 19, 21일 경기가 비로 연거푸 취소되는 곡절도 겪었다. 비로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도 삼성 선수들은 쉬지 않는다. 실내연습장 등을 활용해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맑은 날이 많을 것으로 예보돼 실전 경험을 더 쌓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하는 일본 선수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 1.5군 내지 2군 선수들이 주축이지만 국내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작지 않다. 그만큼 일본 야구의 저변이 넓고 두텁다는 의미기도 하다. 강기웅 코치는 "국내에서 2군 선수들이 이 정도 기량을 가진 팀을 만나기 어렵다. 힘든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더 노력하고 발전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기량이 뛰어난 일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배울 점이 적지 않다는 게 선수들의 말이다. 포수 김응민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던 시절 이 리그에서 여러 번 뛰었다. 그는 "특히 일본 투수들은 자세가 부드럽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며 "교육리그라는 말이 붙은 것처럼 실력이 좋은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고 했다.

유망주에겐 이 무대가 기량을 크게 끌어올릴 기회인 셈. 부상 탓에 이 기회를 놓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거포 유망주인 이현동이 그런 경우다. 이현동은 십자인대 통증 등 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다시 뛸 수 있을 때까지 4주 정도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달 말 시작될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때도 참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은 근래 몇 년 동안 투타에서 주축 선수들이 꾸준히 빠져나갔다. 그만큼 전력이 약화했지만 유망주들의 성장은 기대만큼 빠르지 못했다. 삼성이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주목한 이유다. 삼성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성준 2군 감독은 "수준급 팀을 상대로 실전 경기를 집중적으로 치러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며 "날씨가 궂은 게 아쉽지만 기대주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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