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사고팔고 기부경험, '생생한' 경제교육

입력 2017-10-17 00:05:01

'카부츠데이' 21일 대구어린이회관

지난해 열린 카부츠데이 행사에서 어린이 참여자들이 중고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지난해 열린 카부츠데이 행사에서 어린이 참여자들이 중고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카부츠데이는 가족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함께 마련된다.대구시 제공
카부츠데이는 가족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함께 마련된다.대구시 제공

사전 접수 180팀 자녀와 함께 참여

유아용품·직접 만든 제품 등 판매

행사 수익금 일부 소외층 돕기 쓰여

어린이 공연·무료시식 등 체험존도

"누군가가 사용하던 물건이라 찜찜하다고요? 아니죠. 아끼고 나눠 쓰는 합리적인 소비죠!"

대형마트가 곳곳에 즐비하고, 인터넷으로 클릭만 하면 생활 속에서 필요한 모든 물건이 집앞까지 배달되는 요즘 시대, 굳이 남이 쓰던 중고 물건을 재활용하는 이들은 크게 많지 않다. '패스트 패션'처럼 우리 생활에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물건들 역시 잠시 쓰고 버리는 것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한 자원의 낭비와 환경오염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가 미덕처럼 여겨지며 구매를 부추기고 있는 세상에서 중고물품을 사용하며 아끼고 절약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도 역설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신제품 구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재활용도 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조원 규모였던 중고시장은 최근 불황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8조원 규모로 4~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 제품을 구매할 때는 인터넷 중고장터 등을 통할 수도 있겠지만, 벼룩시장을 통해 직접 판매자와 구매자가 얼굴을 대면하고 흥정을 해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사용하지 않으면서 집에 부피만 차지하고 있는 물품들을 꺼내놓고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카부츠데이, 가족소풍' 행사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진작시키는 좋은 기회다.

올해 카부츠데이가 21일(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구어린이회관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카부츠데이는 자동차 트렁크를 뜻하는 영어 'Car boots'(카부츠)에서 유래된 말로, 차 트렁크를 판매대로 삼아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유럽형 벼룩시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온 가족이 함께 가정에서 정리한 물품을 판매'교환하면서 가족 간 소통하는 시간을 가짐과 동시에 자녀들이 놀이처럼 배우는 경제교육 체험장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내게는 애물단지인 물건이 장터에서 보물단지가 되는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YWCA(회장 유영은)가 주관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리 사전 접수한 180팀의 가족이 자녀와 함께 참여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각종 중고 물품이나 유아용품,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참여 가족들은 집에 부담스럽게 쌓여 있기만 했던 중고 물품을 판매함으로써 재활용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에게는 중고 물품을 직접 판매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물건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경제 교육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판매자는 사전 접수한 180팀으로 제한되지만, 구매는 시민 누구나 가능하다. 꼭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더구나 이번 행사로 얻은 수익금 일부가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돼 이웃사랑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가족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함께 마련된다. 어린이'청소년 공연에서부터, 가족 참여 게임, 무료시식 먹을거리, 취미생활과 놀이체험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가족사랑 체험존이 마련된다. 가을을 맞아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나들이 코스로 '카부츠데이, 가족소풍'에 들러 알뜰하게 장도 보고 다채로운 체험행사와 이벤트에 참여하면 멋진 추억을 만들 기회가 될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족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가족 소풍이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가정과 이웃이 행복한 대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2일(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17 위아자 나눔장터'가 마련된다. 위아자는 위스타트,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 등 사회 공헌활동 세 가지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중고 장터에서부터 스타 및 명사들의 기증품 경매와 특별판매, 문화공연 등으로 꾸며져 저렴한 가격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할 수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