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자동차산업을 준비하는 자세

입력 2017-10-11 00:05:01

독일에서는 지난달 12~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nternational Automobile Ausstellung·IAA)가 열렸다. 39개국 1천 개사가 참가한 이번 모터쇼의 핵심 키워드는 4차 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탈가솔린'과 '자율주행'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주요 특징은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의 주요 OEM인 체리와 창청, 바오장을 비롯한 다수의 업체가 전체 모터쇼의 40%를 장악해 최근 중국 자동차 산업의 매서운 기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위기설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참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미래마저 불투명한 것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관련 기업들과 정부·지자체, 연구기관 등 산학연이 일사불란하게 협조 체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특히 미래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지자체 중에서 대구시가 미래자동차 시장에 대비해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대구시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일치한다.

대구시는 특히 전기차의 보급 위주 정책만이 아닌 생산기반 구축 및 수요처와의 연결 등 전기차 산업의 전체적인 부흥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르노삼성 및 대동공업과의 협력을 통한 '1t급 경상용 전기자동차 개발사업'을 추진, DIC의 4만㎡에 이르는 전기상용차 공장 건설, 대창모터스와 같은 전기차 전문생산업체 유치 등 생산기반 확보 측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더불어 쿠팡,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용 전기차량을 도입하는 수요처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생산부터 물류를 통한 수요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복합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사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기차의 보급 속도에 대한 전문가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전기차의 대중화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였다. 그러나 올해 접어들면서 전기차가 예상보다 더 빨리 대중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주요 해외 제조사에서 2018년부터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여 신모델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을 볼 때, 대구시의 전기차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 전략은 시의적절한 정책적 노력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구시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못지않게, 혹은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시는 자율주행자동차 실증테스트베드(Test-Bed) 구축을 위해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완공에 이어 2단계 자율주행 핵심기술 개발사업으로 대구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 구간을 자동차전용도로 자율주행 실증도로로 구축하고 있으며,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 등에 3차원 정밀도로지도 구축도 완료했다.

대구시의 자율주행자동차 테스트베드는 현재 구축 중인 판교제로도시 자율주행 실증단지와의 차별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가 대구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지만, 많은 지자체들이 미래자동차 산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미래자동차 산업은 갈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제 우리는 미래자동차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여 재빨리 좇아가야 할 것과 우리가 먼저 선도해야 할 것을 전략적으로 구분하고 기업,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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