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 오월에…제3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특선-김종태

입력 2017-10-09 14:44:16

배고팠던 어린 시절

할아버지 밥상에 차려진

흰 쌀밥인가 싶었는데

빠져나간 내 흰 머리카락

둥글게 휘말린 하얀 세월로

몽글몽글 피었더라

수저 끝 오월이

수없이 건너갔으니

저승의 아버지

허기진 세월을 꽃으로 피운 것

오늘은

흰 쌀밥 고봉으로 담아와

저녁 노을로 비벼먹는 당신과 나

어찌 그냥 스칠 인연인가

도도하던 어제는 만나서 내려놓고

이팝꽃 그늘에서 주안상 마주하며

조금은

출렁거려도 좋을 봄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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