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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팠던 어린 시절
할아버지 밥상에 차려진
흰 쌀밥인가 싶었는데
빠져나간 내 흰 머리카락
둥글게 휘말린 하얀 세월로
몽글몽글 피었더라
수저 끝 오월이
수없이 건너갔으니
저승의 아버지
허기진 세월을 꽃으로 피운 것
오늘은
흰 쌀밥 고봉으로 담아와
저녁 노을로 비벼먹는 당신과 나
어찌 그냥 스칠 인연인가
도도하던 어제는 만나서 내려놓고
이팝꽃 그늘에서 주안상 마주하며
조금은
출렁거려도 좋을 봄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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