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이 3일 은퇴한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지 23년 만에 화려한 은퇴식을 갖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승엽의 은퇴는 아쉬움, 그 자체다. 이승엽만 한 '전설적인' 야구선수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승엽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대구경북인에게는 더할 수 없는 자랑이자 자부심이었다. 그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지역민과 함께하면서 더 빛을 발했다. 경북고 2학년 때 투수와 3번 타자로 뛰면서 제48회 청룡기대회 우승을 이끌 때부터 스타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 실패와 삼성 라이온즈 입단, 타자로의 전업 등 적지않은 시련이 있었지만, 남다른 성실성과 노력으로 이겨내고 삼성의 간판타자로 우뚝 섰다.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8회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터트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온 지역 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2년, 8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오자마자 2014년까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해 지역 팬들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그의 야구인생 한 장면, 한 장면은 영원히 기억될 전설이다. 2003년 56개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전 8회 역전 2점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8회 역전 2점 홈런 등등…. 야구팬에게 짜릿한 전율과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언은 결코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제, 야구선수 이승엽은 다시 볼 수 없다. 팬들은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뿐이지만, 이승엽은 일종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은퇴란 제2의 삶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야구계는 떠나지 않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국민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부터 많이 힘들고 고단했을 터이니 당분간 늦잠도 자고 푹 쉬면 좋을 것이다. 다만, 국민타자로서 지역민의 자랑으로서 그에 걸맞은 당당한 일을 찾기 바란다.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그대가 있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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