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심판 판정 동영상' 보고 팬들 다시 분노

입력 2017-09-30 00:05:00

8분32초에 문제 장면 정리, 전북 현대와 비교하며 분석

지난 24일 열린 대구FC와 전북 현대의 2017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경기의 판정 논란(본지 25·26·28·29일 자 26면, 27일 자 27면 보도)이 좀체 숙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구FC가 제작한 '심판 판정과 관련 동영상'이 축구팬들 사이에 퍼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대구FC가 제작한 8분32초짜리 동영상은 이날 경기에서 대구FC와 전북 현대에 다르게 적용된 ▷파울 선언의 기준과 ▷핸들링 파울 선언 기준 ▷불공평한 판정 ▷어드밴티지 상황 ▷골키퍼 백패스 허용 스로인 위치 등 상황별로 양 팀을 비교하며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대구FC 공격 상황에서는 어드밴티지를 줄 수 있는데도 파울을 선언해 공격 흐름을 차단한다거나 전북 공격 시 상대 스로인 위치가 몇 차례 걸쳐 전진하는데도 문제 삼지 않고 이를 모른 척 허용한 것 등이다. 또 경고와 퇴장 상황에서도 전북 선수들에게는 위험한 반칙에도 경고나 퇴장 카드를 내지 않은 반면 상대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인데도 오히려 대구FC 선수에게 경고나 퇴장을 주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문제가 된 비디오 판독(VAR)에 따른 득점 무효 상황도 분석과 함께 정리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본 축구팬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한 축구팬은 "당시 경기를 볼 때도 화가 났었지만 이 동영상을 보고 나니 얼굴이 화끈거리며 분노가 치민다"며 "어떻게 심판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두 팀에 완전히 다른 기준을 적용해 경기를 운영할 수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이 동영상의 시작 부분에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전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에 무거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 올린다"며 "요 며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두 차례 골 번복 VAR을 비롯해 형평성을 잃은 심판 판정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소명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힘없는 한 구단의 수장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한국 축구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선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동영상 자료를 제작했다"며 "누구를 원망하는 자료도 아니고 하소연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제2, 제3의 대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차원에서 충심을 담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연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지를 되새겨 봤으면 한다. 심판분들의 경우 이 자료를 교육 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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