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수성구 지역 40만 시민들의 수돗물 공급원인 운문댐의 저수율이 예사롭지 않다. 저수율은 거의 사상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낙동강물을 대체 원수(原水)로 무작정 끌어들여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큰 비가 오지 않는다면 동구'수성구에 수돗물 공급 제한마저 고려해야 할 정도로 운문댐 취수에 비상 경보등이 켜졌다.
운문댐의 저수율은 이달 27일 20.2%로 9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운문댐 저수율 역대 최저 기록인 12.1%(2009년 6월 21일)보다는 수위가 높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09년 당시는 장마철 전이어서 집중호우가 내리자마자 금세 수위가 높아진 반면, 장마철과 태풍철이 이미 다 지나간 지금은 큰 비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다음 달 초에 저수율 20% 선도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운문댐이 곳곳에 바닥을 드러내면서 대구시는 지난달 이후 3차례 수계 조정을 통해 28만 명 공급분 원수를 낙동강 물로 전환했다. 하지만 너무 먼 곳에 위치한 낙동강은 수압 유지 등 기술적 문제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추가 공급에도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많은 비로 운문댐 저수율이 현저하게 오르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1월부터는 동구'수성구 수십만 명이 식수난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운문댐 물 부족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 운문댐 물 부족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가 왔다. 현재 고려할 만한 대안은 금호강이다. 중'상류에 대규모 오염시설이 없는 금호강의 수질은 2급수로 운문댐 물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낙동강 물보다는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량도 비교적 풍부하고 영천댐이 상류에 있어 수량 확보 조건도 좋다.
시급한 과제는 금호강과 운문댐 도수관로를 연결하는 길이 2.6㎞ 비상공급시설의 조속한 건설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총 270억~280억원을 들여 이 시설을 짓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정부 관계부처 협의 및 행정 절차 등을 이유로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제한 급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지금은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 대구시는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 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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