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지난 뒤에도 운문댐 저수율 20%대 간당간당

입력 2017-09-29 00:05:00

가장자리서 황토 훤히 드러나 태풍 대비 제한수위 낮춘 영향

청도 운문댐이 심상찮다. 청도군 운문면 밀양강 지류에 있는 상수원 전용 댐인 운문댐의 저수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물이 가득할 때엔 대구 동부권 일부와 경산시'청도군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했다.

28일 운문호 수면은 가장자리에서 한참 멀어져 있었다. 호수 주변 곳곳의 바닥이 속살을 드러낸 채 바싹 말라 있었다. 평소 물에 잠겨 있던 나무도 수면 위로 앙상한 가지를 내밀 만큼 수위가 낮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낙동강권역본부 운문권관리단에 따르면 28일 기준 운문댐 저수율은 20.2%로 떨어졌다. 봄철 극심한 가뭄 탓에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진 적도 있지만 여름 장마가 지난 뒤에도 저수율 20%대가 위협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6월 21일 저수율 12.1%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장마철 전이어서 비가 내리자마자 금세 수위가 높아졌다. 이날 기록한 저수율 20.2%는 9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며칠 전 비가 내렸음에도 일주일 전인 22일 저수율 20.7%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1996년 댐 준공 이후 지금까지의 평균값을 뜻하는 '예년 저수율'도 22일 61.5%에서 이날 60.8%로 떨어졌다.

만수위 때 저수량은 1억6천30만t이나 현재 3천600여만t에 머물고 있다. 저수량이 줄면서 댐 수위도 크게 낮아져 가장자리의 황토가 훤히 드러날 지경이다. 해수면 기준 댐 수위는 약 130m에 그친다. 정상 취수가 어려운 '저수위' 기준이 122m인데, 앞으로 상당량의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정상 취수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운문권관리단은 예전 홍수기 제한수위를 146.8m로 운영했으나 2012년 태풍 삼바 이후 145m로 낮춰 운영 중이다. 최근의 기상 상황 변화로 발생하는 게릴라성 돌발강우와 태풍에 대비해 제한수위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운문권관리단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함께 현재 운문댐 하류 동창천 하상 정비와 제방 높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운문권관리단 관계자는 "하천정비사업이 끝나면 다시 홍수기 제한수위를 146.8m로 올릴 방침"이라며 "최근 가뭄이 극심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댐 저수율과 관련해 국토부와 지자체 등과 수차례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생활'공업용수 가뭄에서 '심함' 단계로 정한 지역에 대구시'경산시'청도군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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