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영주] 풍기읍 출신 건국대병원 이광섭 약제부장

입력 2017-09-29 00:05:00

소백산의 청정 자연 활용해 자연치유 고장으로 만들자

이광섭 건대병원 약제부장은 고향 영주를 청정지역으로 개발해 자연 치료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 사진기자
이광섭 건대병원 약제부장은 고향 영주를 청정지역으로 개발해 자연 치료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 사진기자

"조류독감이 한창일 때 내 고향 영주는 청정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조류독감은 해발 300m 이하인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소백산 자락인 고향은 그 이상의 고지에 있어 항상 안전지대였죠. 기후 변화 등 앞으로 도시민들이 청정 지역을 찾는 기회가 많아질 것 같은데, 영주가 그런 수요를 소화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광섭(57) 건국대병원 약제부장은 현직에 걸맞게 인터뷰 시작부터 질병 문제를 꺼내 들며 고향(영주시 풍기읍)을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교통이 발달하고 접근성이 좋아지면 웰빙 인구의 수요가 청정 지역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대비해 지역사회는 문화재 발굴이나 선비정신 같은 무형의 관광상품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질병 치료 지역으로 발전할 경우 따라오는 부가가치는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정 지역을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 약물의 부작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약은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부작용을 동반한다"며 "부작용 문제에 대해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나 자연 치유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했다.

약의 부작용 때문에 탄생한 기구가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KoPERM)이다. 학회는 지난 5월 신임 회장으로 이 부장을 제6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2019년 2월까지 2년간이다.

학회는 약물 부작용과 관련된 위해관리 분야 학술'교육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임상의사 및 병원약사'개국약사'대학 교수 등 국내 약물역학위해관리의 전문가들이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신임 회장인 이 부장은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중심으로 약국 및 중소병원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 등 약물역학 연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환자 건강과 의약품 안전사용을 담보하는 국내 보건의료 현장에 약물역학이 한층 더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학회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신임 회장으로서 숙제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 제약 산업의 발전이다. 거대 외국계 제약회사의 횡포를 막기 위해 국내 제약회사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국계 제약업체가 특정 약품을 독점해서 밀고 들어오면 우리로서는 안 받을 수 없게 돼 있는 구조"라며 "폐단을 막기 위해선 우리 제약회사들을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 실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적 정책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예전엔 우리나라에 제약회사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중국으로 떠나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략'정책적 연구가 체계적으로 뒷받침돼야 하고, 제약회사들의 오너들도 돈 좀 벌면 연구개발에 쓰지 않고 허튼 곳에 사용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주에서 약국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 이 부장은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그가 영주에서 운영한 약국은 영주역 앞에 위치한 새아약국이다. 9년을 운영하면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길 때쯤 휴천동에 있는 한 노인정 사정을 전해 들었다. 겨울에 사용할 연탄이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선뜻 500장을 기부했다. 연탄 기부는 5년간 이어졌고 노인분들의 요구에 의해 하루는 컬러 TV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그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아픈 사람들만 보니까 우리 부모님 같은 노인분들의 불편을 간과할 수 없었다"며 "TV를 기증할 때는 옆집 전파사 사장이 무료로 설치해 주는 등 좋은 일은 나누면 금세 퍼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서울행을 결심했다. 공부를 더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고향에서 약국하고 지역분들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은데 뭔가 허전했다. 공부도 더 하고 싶었다. 또 약국에만 있다 보면 사회성이 결여될 것 같아서 돈 버는 것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천 산재병원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국가를 위한 일을 생각하고 산업재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해 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풍우회(영주 풍기 안에 위치한 초중고 재경 모임) 활동은 빠지지 않는다. "영주는 시장 중심이고 풍기는 오래되신 분들, 실향민들이 많습니다. 그 특징을 인지하고 행사에 관여하고 지원도 하면서 고향을 섬기고 있지요. 최근에는 영주에 들어오려는 적십자병원에 대해 카운셀러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