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 택하지 않는 경영철학 정밀 세무조사에도 추징 제로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나의 고향은 고령이라고 자신있게 외칩니다."
배성흠(67) ㈜그린에너지 회장은 고령군 운수면 봉평리가 고향이다. 그는 대구에서 유류'가스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대부격으로, 40여 년을 오직 한길만 뚜벅뚜벅 걸어왔다.
현재 고령 운수면 명예면장을 맡고 있는 배 회장은 고향 운수면 일이라면 두 팔을 걷어붙인다. 그동안 대구에서 사업을 하면서 몸은 떠나 있었지만, 마음은 한시라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 배 회장은 고향에서 운수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대구로 전학을 했다. 그렇지만 2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당시에는 운수면에서 대가야읍(옛 고령읍)까지 꽤 먼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방과 후에는 읍내 태권도장에서 몸을 단련시키고, 뒷산에 올라 나팔을 불었다. 변두리 촌놈이 운동도 잘하고 교내 악대부장까지 맡으니 읍내 아이들에겐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아직도 학교 동기들과 같이 다니면서 개구쟁이 짓을 했던 기억이 오롯이 남아 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배고플 때였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었기에 배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류업계에 뛰어들었다.
윤활유 영업사원부터 시작했다. 20대 후반 가정집에 난방유를 배달하는 소규모 석유판매소를 시작한 것이 첫 사업이었다. 부부가 함께 석유 배달을 하면서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쉴틈 없이 일했다. 젊은 부부의 성실함과 양심적인 정량판매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은 밀려들어 오는데, 드럼통에 싣고간 석유를 전기모터로 가정집 보일러 기름탱크에 옮겨 담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어서 온종일 열서너 집 배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이에 배 회장은 대구 석유업계는 물론 전국에서 최초로 탱크로리에 오일미터기(유량계)와 호스릴을 장착한 소위 '홈로리'를 창안했는데,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인해 석유 배달의 효율이 3배 이상 늘어나 그야말로 날개를 단 듯 신속'정확한 배달을 하게 됐다. 당시 대형 유류기업들조차 배 회장의 배달 방식에 넋을 놓고 바라만 봤을 정도로 시대를 앞선 공급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이러한 열정과 창의적 발상으로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게 됐다. 이제는 연매출 1천억원이 넘는 유류도매업을 이끌고 있다. 대구의 요지에 본사에서 직영하는 주유소 4곳을 운영하고, 가스충전소 1곳은 임대를 주고 있다.
배 회장이 에너지 분야에 뛰어든 것은 큰 굴곡이 없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에너지 산업은 대박을 꿈꾸는 직업이 아니지만, 꾸준하게 성장을 해오는 산업이다.
그는 "젊어서 하는 고생은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게 돼 있다"는 일념 하나로 노하우를 배워갔다.
사업에도 매사 기본과 원칙을 고수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편법이나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정도경영을 사훈으로 내걸 만큼 완벽을 기하는 CEO다. 그 예로 2008년 정밀 세무조사에도 추징세금액이 제로였다. 유류업계 대부분이 추징금을 받았는데 배 회장은 유일하게 추징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정도경영을 한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사업을 위해 유류설비 및 안전관리자격증도 여러 개 취득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주경야독으로 대학원까지 마쳤다. 영남대와 계명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배 회장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우수한 고향 후배들을 키워내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부단히 노력해 왔다. 운수면 명예면장을 맡아 고향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 운동기구, 생필품 등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특히 2013년 운수면사무소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 당시 1천여만원이 넘는 운동기구와 집기류 등을 선뜻 지원했다.
이와 더불어 대구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몇 해 전에 구입한 운수면 1만여㎡ 산에 주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산책로와 공원 등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배 회장은 달서구 성당2동 주민자치 및 자유총연맹위원장과 국제로타리 3700지구 대구 달구벌 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했고, 성서경찰서 두류지구대 생활안전협의회 위원장과 한국로타리 장학문화재단 관명장학인 등을 맡고 있다.
배 회장은 "봉사는 가진 사람들보다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한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고향 발전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다.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령군이 귀농'귀촌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고령군을 찾아오게 하려면 공기와 물이 좋은 청정 고령을 만들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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