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당 운영 전반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동안 당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TK가 '개혁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TK 의원들은 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현 지도부가 친박 진영을 압박하면서 친박계가 다수 포진한 TK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내 주류의 '친박' 솎아내기 시도에 지역 정치권의 위상도 주저앉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울러 당 지도부가 국정 농단 파문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서면서 TK가 더욱 소외감을 표출하며 'TK가 적폐냐!'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TK 의원 왜 목소리 높이나
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당 안팎에서 환골탈태에 가까운 변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자체 혁신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 지도부가 민심수습책으로 내놓는 혁신안마저 지역 의원 대부분이 포함된, '친박' 솎아내기 성격이 짙다고 보고 더욱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내년 지방선거 전략공천 강화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지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 점도 반발 기류에 기름을 부었다.
정종섭 한국당 국회의원은 27일 매일신문과의 만남에서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혁신작업에 전혀 체계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당 쇄신안을 먼저 추진하고 여론의 호응을 얻은 다음 전직 대통령에게 당 혁신작업 마무리 차원의 용단을 촉구하는 것이 순서인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지도부가 당의 혁신보다 장악에 관심이 있다는 평가가 나와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당 대표가 친박계 중진의원의 용퇴를 요구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위기일수록 당이 일치단결해 여당에 맞서야 하는데 내부에서 '총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최경환'서청원 의원에 대한 당 대표의 출당 요구는 자해 행위"라며 "의총에서 가결되지도 않을 사안을 두고 대표가 이미지 관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역 의원들의 불만은 당내 친박세의 쇠락이 자신의 위상 추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현 지도부와 친박계 사이의 권력투쟁이 격화될수록 지역 의원들의 불만표출 강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 중앙당(공천심사위원회)이 적극 개입하겠다고 천명한 점도 지역 의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TK 정치권은 한국당이 참신한 정치신인을 영입하기 위해선 영입대상에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공천할 것을 약속해야 하는데, 현재 당 지지율을 고려하면 대구경북 지역 외에 특별히 내놓을 카드가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앙당의 교섭력을 높여주기 위해선 지역 의원들이 공천 영향력을 내려놓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대구경북은 한국당 우세지역이라는 이유로 공천 농단의 주무대였는데, 이제는 지방선거 공천까지 계파 갈등에 흔들리게 됐다"며 "지역 국회의원들로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정치적 결이 다른 당 지도부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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